프리즈, 스타트아트페어 등 국제적 미술 장터의 첫 국내 개최를 맞는 서울
전 세계 미술계가 집중하는 서울의 주말입니다.
'프리즈'와 '키아프', '스타트아트페어' 등 서울 일대에서 국제적인 아트 페어가 이번 주말을 전후해서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영국에서 시작된 프리즈와 스타트아트페어 모두 국내에서는 첫 개최입니다.
이는 아시아 권역 미술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자랑하던 홍콩이 정치적인 이유로 쇠락했기에 얻는 반사이익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자체적인 미술품 거래 규모가 상반기에만 벌써 5천 억 원 대를 넘어설 정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케이팝과 드라마 영화 등의 한류가 전세계로 파급되어 얻는 동반 효과도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반려 미술품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자기만의 공간에 마음 가는 그림 한점을 소장하려는 젊은 계층의 소비성향이 미술 시장 성장의 큰 원인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가 주관하고 있는 스타트아트페어 서울도 온라인 구매자의 약 72%가 이삼십대 연령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과거 미술품 거래는 소수 구매력 강한 계층의 전유물과도 같았고, 삼청동 화랑거리의 전시공간에는 왠지 발을 디디기가 조심스러운 심리적 진입 장벽이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미술에 대한 젊은 소비 계층의 자유로운 접근이 확대되면서, 아트페어라는 형식도 함께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전세계 화랑들이 부스를 만들고 각자의 출품작으로 채워 다양한 미술품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효율성도 그들에게 어필하는 점입니다.
이러한 아트페어는 미술 전시를 일종의 '축제'처럼 자리매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즈와 락의 음악적인 저변이 각종 뮤직 페스티벌로 인해 확대된 것과 유사한 형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 언제부터인가 각종 전시 공간 내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자유롭게 허용되면서 SNS를 통해 자신의 예술적인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지금 열리고 있는 아트페어도 마찬가지로 예술의 소비를 미디어를 통해 스스로 확산시키는 기조가 그 저변을 확대하는 데에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엄숙하고 폐쇄적이고 구매력 강한 특권층이 독점하던 예술품의 소비시장은 이렇듯 이미 급격한 변화를 고착화시키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마르셀 뒤상이 변기에 이름을 붙여 레디메이드 미술의 장을 열거나, 데미안 허스트가 이질적인 작품으로 전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거나, 혹은 과거 TV 속 영상을 새로운 아트의 영역으로 발전시킨 백남준의 경우와 같이, 수구적인 잣대로 가둬 둘 수 없는 창작자들의 강력한 에너지는 어떤 식으로든 표출되고 팬들과 교감하여 거센 조류를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 서울은 창작자들과 팬들이 서로 만날 수 있는 장터가 여기저기 열리는 축제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분명한 것은 행사의 주체이던, 창작자로서 그 공간을 작품으로 채우던, 혹은 관람을 통해 일상에서 벗어나 감성 충전을 하던, 아니면 직접적으로 소장하려는 소비 욕구를 현실화 시키던, 이 모든 행위들이 서로 어우러져 빚어내는 강력한 에너지가 서울을 온통 채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