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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신 May 04. 2016

음성인식과 가상현실 이야기

VR 시장을 여는 세가지 축, 적정 기술과 마케팅 그리고 콘텐츠

영화배우 안성기가 달리는 열차 지붕 위에서 사투를 벌입니다.
악당이 코 앞까지 추격을 해 오는 위급한 상황, 손에 든 애니콜마저 놓치고 맙니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안성기는 애니콜을 향해 외칩니다. “본부, 본부~”
본부가 보내온 헬기를 타고 유유히 탈출을 하는 주인공.


이 장면은 1997년도 음성인식 기술을 탑재한 휴대폰 애니콜 SCH-370의 TV 광고의 장면입니다.

이 광고는 당시 소비자들에게 ‘이제 휴대폰이 말도 알아듣는구나’라는 강한 인식을 심어주게 됩니다.


하지만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했던 당시의 벤처기업들은 이 광고로 인해 시장의 개화가 늦어졌다는 푸념을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광고에 쓰인 애니콜의 음성인식은 “화자종속” 기술로 녹음한 원본과 대조하는 기초적인 수준으로 같은 사람도 억양이 달라지면 인식률이 매우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과잉광고로 인한 기대치와 반대로 낮은 인식률이 오버래핑되며 대부분 사용자들이 해당 기능에 대해 실망을 하거나 관련 기술에 대한 과소평가가 뒤따르게 된 것입니다. 


음성인식에 대한 실용적인 활용은 그로부터 한참 뒤에 빅데이터에 대한 머신러닝이나 처리 속도가 높은 프로세서가 탑재된 이후에야 어느정도 이뤄지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VR은 실제 그 기술을 접해보지 않은 대부분의 잠재 소비자들에게 매우 높은 기대치를 가진 미래 기술처럼 이미지가 투영되고 있습니다.


VR이라는 이름에도 있듯이 “현실”처럼 눈 앞에 보이는 영상이 실세계를 거의 그대로 반영했을 것 같은 환상을 심어주는 각종 미디어의 보도와 홍보 영상에 노출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체험을 통해 접한 VR은 기존에 가졌던 기대치보다 높을 수는 없는 것이 현재 상황입니다.


현실같은 실감나는 VR 영상을 구현하려면 기존 콘솔게임 사양에서 요구되는 초당 60프레임보다 오히려 더 높은 프레임레이트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근거리에 디스플레이를 두고 광학적인 장치를 통해 VR 영상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프레임레이트가 낮을 경우에는 유저들이 느끼는 어지러움증의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잔상 처리를 해결해야 하고, 시각적인 인지를 감안하여 의도적인 지연처리를 해야 하는 등의 연산처리를 위한 고사양의 프로세서도 요구됩니다. AMD와 인텔 모두 VR 하드웨어 용 전용 프로세서를 준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기본적으로 높은 해상도도 필수입니다.  

좌우 분리된 영상을 통해 입체를 느끼게 하려면 기존 영상보다 더 높은 해상도로 화면을 구현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HMD형 VR 하드웨어가 자체 디스플레이를 탑재된 모델이 아니라면,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가져야 할 수도 있습니다.

소니는 이미 자사의 엑스페리아 Z5 프리미엄 버전에 4K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기도 했습니다.

삼성도 최근 출시된 갤럭시 S7에 수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채택해서 4K보다는 못미치지만 2560*1440의 해상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HMD 형 VR 기기의 경우에는 착용에 대한 핸디캡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있습니다.

외견으로도 다소 부피가 커 보이는 현재의 기기들이 무게까지 더해져 사용자에게 사용상 불편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별도의 본체 혹은 PC를 통해 데이터를 수신받아 비교적 경량의 HMD 기기를 통해 VR을 구현하는 것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활동의 제약을 걷어내기 위해 유선으로의 연결이 아닌 무선 스트리밍 방식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이 단거리에서 빠른 속도로 대용량 영상 데이터를 스트리밍하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보다 우월한 새로운 기술 표준이 제시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인텔은 단거리에서 초당 7GB의 속도로 영상을 무선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송하는 WiGig 표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 HMD에 의해 대중화가 촉발되고 있는 VR이 홀로그램이나 증강현실 등의 다양성을 통해 그 영역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결국 새로운 기술의 대중들에게 상업적인 시장을 확보하며 안정적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1)마케팅 2)적정기술 3)콘텐츠의 3박자가 적절하게 보조를 맞추어 제시되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현재는 VR 관련 마케팅은 차고도 넘치고,  기술은 지금에 비해 다소 속도를 내야 하고, 이를 위한 콘텐츠는 양적인 면보다는 킬러콘텐츠가 나와 대중의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숙제를 고루 가지고 있는 시기라고 보입니다.


하지만 과거부터 현재 미래를 관통하며 모든 ICT 기술의 발전에서 그러했던 것 처럼  현재는 제대로 되는 것이 없어 보이지만, 또 시간이 지나서 영원히 안되는 것도 없습니다.


위에 언급한 3가지 영역에서 서로 미진한 부분을 보완해가며 다가오는 근미래에 VR이 여러 모습으로 시장에 안착하여 실생활 속에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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