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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신 Sep 20. 2015

춘천 중도와 레고랜드, 그리고 어린이회관 이야기

고즈넉한 춘천을 어쉬워하며.

강원도 전방 깊숙히 군대생활을 하다가 상병 때 어찌어찌 막 부임하신 부사단장의 세단 운전병으로 차출되었고, 병장이 막 되었을 때에는 여단장으로 보직을 받아 타부대로 부임하시는 장군을 따라 사병으로는 드물게도 춘천댐 부근으로 소속 부대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9개월 가까운 군대 생활 중, 남은 수개월을 춘천 외곽의 부대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 때의 기억 속에는 다소 이국적이었던 소도시 춘천의 이모저모가 떠오르는데, 춘천 어린이회관도 그 중 하나입니다.

춘천어린이회관 (현KT&G 상상마당 춘천)


춘천 어린이회관은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으로 붉은 벽돌로 만들어진 나비 모양의 건물이 의암호반의 자연 풍광을 거스르지 않으며 고즈넉하게 자리잡고 있던 기억이 납니다.




춘천 MBC 옆 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물가가 조금씩 보일 무렵, 노천 극장 너머 나즈막하게 자리잡은 어린이회관이 멀리 의암 호반의 중도를 배경으로 해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갈 때마다 인적이 드물어서 묘하게 정적인 분위기에 아름다운 건물이 주는 느낌이 참 편안했던 기억이 납니다.

춘천어린이회관은 KT&G의 투자를 유치하고 'KT&G 상상마당'이라는 새 옷으로 갈아입게 됩니다.
어린이 전용 시설에서 호텔을 부대시설로 갖춘 문화시설로 용도가 바뀌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해 가보니 본관이 기존 어린이회관 건물의 외형을 그대로 유지한 덕분에 다행히 옛 모습과 외형적으로는 그다지 변화가 없어 보였습니다.

어린이회관 너머 의암호수에 자리잡은 중도는 이따금 물안개를 배경으로 해서 한 폭의 동양화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차량 통행이 많은 간선 도로들과 상당히 거리가 떨어져 있는 덕분에 고요함까지 더해져서 더할 수 없는 평온함을 선사하곤 합니다.


중도로 가는 선착장이 근처에 자리잡고는 있지만 유명세를 많이 탄 남이섬에서 느끼는 것 같은 관광지로서의 번잡함은 훨씬 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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