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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신 Sep 11. 2017

닌텐도와스티브 잡스,그리고 네이버

네이버는 왜스티브 잡스처럼못하냐는 지적에 대해..

수년 전에 VIP가 한 박람회장을 방문해서 말했다던 “우리는 왜 닌텐도 DS 같은 걸 못 만드냐?”는 가벼운(?) 질책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의 주무 부처는 너무도 발 빠르게 움직여서 해당 수명 사항의 실현에 매달렸고,
그 결과로 국내에서 휴대용 게임기를 개발했던 특정 기업에게는 때 아닌 예산이 편성되어 투입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매우 희소하게 국내에서 콘솔용 소프트웨어를 퍼블리싱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이유로, 저에게도 몇몇 인터뷰 요청이 왔었던 기억이 납니다
.
기억을 더듬어보면 저의 인터뷰 내용은 콘솔 비즈니스가 일종의 생태계로 단기에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부정적인 뉘앙스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일본의 콘솔 비즈니스는 수십 년 축적된 문화 콘텐츠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두터운 내수 시장을 통해 오랜 기간에 걸쳐 경쟁력 있는 업체들이 시장 원리에 따라 선별되어 현재 일본의 콘솔 비즈니스 업계를 구축했다는 점을 그 이유로 이야기했었습니다
.
하드웨어만 보더라도 3rd Party가 완벽하게 개발 참여를 할 수 있는 SDK와 매뉴얼, 검수 체계 및 사업 지원 프로세스가 갖춰져야 하는 복잡한 생태계이기 때문에, 콘텐츠 확보를 제외하더라도 하드웨어가 갖춰지고 출발하는 데에만 최소 3년 이상은 걸린다가 제 답변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물론 당시 분위기로는 업체의 패기(?)를 두드러지게 강조하는 방향으로 편집되어, 3년만 있으면 우리도 할 수 있다 정도의 초 긍정 답변을 담은 인터뷰 기사로 바뀌어 나가기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왜 OOO처럼 못하냐던 그 당시의 관심과 급조된 지원들은 관련 산업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하면서 하나의 해프닝으로 마감이 되고 말았습니다.

최근에는 네이버가 정부 정책과 업계의 인식이 충돌하는 화두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준 대기업의 규모로 성장한 네이버의 현재 모습을 기준으로 기존 산업 체계에 적용했던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론과, 예외 사항으로의 처리를 청원했던 네이버 이해진 의장의 노력이 맞물려 상당 기간 동안 논쟁이 되어 왔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또 그 과정에서  중소 벤처들과의 부족한 네이버의 상생 노력에 대해 지적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견지해 온 네이버의 성장 스토리는 우리나라 IT 산업계의 주축으로서 높은 평가를 받기에 마땅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국내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받기도 하지만, 이미 라인을 주축으로 본격적인 성과를 해외에서 내고 있고 특히나 모바일로의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사업 축을 옮겨가면서 거대 조직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점은 경영 상 돋보이는 성과입니다.
최근 발표한 인공지능과 자율 주행차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비전도 차분하게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선두 업체로서 적절한 투자와 집중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하지만 네이버도 관련 법규에 대한 원칙적인 적용과 사회적인 책임에 대한 요구를 피해 갈 수는 없습니다.


다만 왜 누구처럼 못하냐며 지금까지의 모든 성과와 기업 가치를 훼손 하는 자극적인 언사는 부당한 면이 있습니다. 그보다는 관련 부처의 주도로 새로운 유형의 준대기업 출현이라 사례로서 네이버에 대한 사회적인 담론을 차분하게 이끌어가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또 이해진 의장 본인의 차분하고도 합리적인 의사 표현의 방식이 존중되어야 할 것이고, 제삼자에 의해 논쟁의 열기에 기름을 붓는 자극적인 언사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기회에 전통적인 규제와 법안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담지 못했던, 네이버와 같은 새로운 산업 분야에 대해 고려되어야 할 제반 사항을 아우르는 사회적인 합의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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