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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신 Jul 04. 2018

화신백화점 자리 종로타워, 탑클라우드를 공유사무실로

위워크종로 2가종로타워에 신규 센터 개설

삼성이 유통사업 진출을 염원하던 1995년 착공하여 4년 뒤인 1999년 준공한 종로타워 빌딩.
이 자리는 순수 민족자본으로 일제강점기 종로통의 상권을 지키던 '화신백화점'이 헐린 자리이기도 합니다.


삼성은 그러나 이 건물에 백화점을 열지는 못했고, 분당의 서현 역사에 자리 잡은 삼성플라자를 애경그룹에 넘기며 유통사업에서 철수하자 종로타워도 일반 오피스 건물로 용도를 변경합니다.
이 건물에는 한때 수송동에 신축 청사를 짓던 국세청이 수년간 임시로 입주를 해 있기도 했고, 지금은 삼성의 금융 계열사와 이란 상점, 그리고 서점 등이 입주해있습니다.


가장 건물 외관에 특징적인 것은 비행접시 모양으로 지상에서 134m 상공에 떠 있는 최상위층 ‘탑클라우드(Top Cloud)’입니다.
레스토랑으로 운영되었으나 그리 사업성이 좋지 못했다는 후문입니다.


또 이 건물은 종각을 중심으로 가로세로 수직으로 교차하는 종로통에 유일하게 빗겨서 서있는 입지 때문에 기존 질서를 수용하지 못한 오만한 건물로 건축가들 사이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2013년 동아일보와 건축 전문잡지 SPACE가 국내의 건축가 100명에게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해방 이후 최악의 건물 랭킹에 당당히(?) 3위로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종로타워의 최상위층인 탑클라우드가 기존 레스토랑에서 올해 9월이면 공유 오피스로 바뀐다는 소식입니다.

종로타워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공유 오피스 업체인 위워크(WeWork)가 최상층인 탑클라우드(33층)를 포함해 총  8개 층을 장기 임대 계약을 통해 입주하기 때문입니다.
총연면적만 약 4,800평에 해당하고 사용 인원을 약 1800여 명 예상하는 규모라고 합니다. 현재 위워크는 이 건물 외에도 을지로와 서울역 인근에도 자사의 공유 사무실을 대규모로 개설하여 영업 중입니다.


위워크 역삼점 라운지



현재의 종로타워 소유주인 이지스자산운용 측은 위워크의 입주가 일종의 분수 효과를 통해 저층부와 지하에 입주한 식당을 비롯한 상가 층에도 활성화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서울 도심에 자리 잡은 한 건물의 연대기를 보더라도, 당대의 상업적인 흐름과 시대적 배경이 읽히는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민족자본으로 세워진 일본강점기의 백화점 자리를 대기업이 유통산업 진출의 상징적인 명소로 계획했던 종로타워는 관공서와 금융사 사옥을 거쳐 일반 기업과 고급 음식점이 들어서더니, 이제는 소규모 그룹이나 개인이 모여 더 큰 사업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공간으로 변모를 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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