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향한 분노, 완벽주의

분노와 자존감

by 최굴굴

완벽함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완벽하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 합니다. 흠잡을 데 없는 성과, 빈틈없는 준비, 늘 최선을 다한 모습.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완벽을 향한 집착은 우리를 끊임없이 몰아세우고, 결국 자존감을 갉아먹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은 어쩌면 분노와 깊이 연결되어 있는 감정일지도 모릅니다.


나를 향한 분노

한의학에서 간은 기(氣)의 소통을 맡고 있습니다. 4화에서 간기울결로 인한 예민함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예민함은 때로 우리를 긴장하게 만들고 쉽게 피로하게 하지만, 그래도 다루기는 비교적 쉬운 편입니다. 그러나 간기울결의 또 다른 가지인 분노는 다릅니다. 분노는 불꽃과 같아서 제어하지 못하면 큰 불로 번질 수 있는 위험한 감정입니다. 자칫하면 폭발해 관계를 무너뜨리기 일쑤죠.

문제는 이 분노가 꼭 바깥으로만 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자존감이 약해진 사람에게 분노는 되레 자기 자신을 향한 화살이 되어 돌아옵니다. 타인의 실수에 날카롭게 반응하는 마음은 곧 자기 자신에게도 적용됩니다. 좁고 날 선 마음의 칼날은 결국 자신을 베게 되지요.

나를 향한 분노=완벽주의


자기 비난의 과정에서 ‘완벽주의’라는 갑옷이 생겨납니다. 나의 부족하고 못난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아 모든 것을 통제하려 애쓰는 것, 흠결을 숨기려 끝없이 치장하는 것, 그것이 완벽주의의 민낯입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완벽이란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완벽을 추구하면 추구할수록 완벽하지 못한 나를 미워하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완벽주의의 세 가지 모습

완벽주의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자기 지향적 완벽주의
스스로에게 높은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강한 자기 비난을 합니다. 늘 “나는 더 잘해야 해!”라며 스스로를 다그칩니다.

타인지향적 완벽주의

다른 사람에게 완벽을 요구합니다. 특히 가까운 사람들, 즉 동료의 작은 실수, 가족의 부족한 부분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관계가 쉽게 틀어집니다. 인간관계가 좁아지고, 외로워질 수 있습니다.

사회부과적 완벽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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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꼭꼭 씹어 먹듯 읽어야 재밌는 그림 에세이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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