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의 노예는 행복하지 않다
(지난 글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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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말이다,
내가 물욕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아들과 쿵짝이 잘 맞아 즐겁게 쇼핑을 했을 텐데,라는 짠한 마음이 들었다.
그럼 과연 사달라는 것을 다 사주는 엄마 아래, 아이는 행복할 것인가?
새로운 물건을 쇼핑하면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쾌락을 느끼게 해주는 물질이다.
"짜릿해, 늘 새로워!" 이 슬로건이 바로 도파민의 작용을 그대로 설명해 주는 문장이다.
문제는 한번 도파민 분비를 통해 쾌락을 맛본 사람은 더 높은 도파민 분비를 유도하기 위해 동일한 행동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중독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더 높은 도파민 분비다.
즉, 쇼핑에 만족이란 없다는 것.
이쯤에서 아들의 쇼핑 목록을 파헤쳐보자.
1. 동네 문방구 VIP
하굣길에 매일 들러 새로 들어온 물건이 없나 체크하고, 가장 먼저 산다. 그 앞 뽑기 기계도 모든 컬렉션을 모을 때까지 한다.
2. 패셔니스타
맘에 드는 디자인이 있으면 깔별로 사고 싶어 하고, 상의를 사면 그에 맞는 하의까지 페어링해야 직성이 풀린다. 같은 옷을 이틀 연속 입는 법이 없다.
3. 장비빨
뭔가를 배우면 장비빨을 세우고 싶어 한다. 눈썰미가 좋아 비싸고 좋은 건 귀신같이 잘도 알아봤다. 선수용 배드민턴채, 금색 골프 퍼터, 묘기 킥보드부터 피아노, 스키, 스케이트, 자전거 등에 이르기까지 실력에 비해 과분한 물건들로 기선제압을 노린다.
4. 전자기기
최신형 사과 스마트 폰을 원한다. 신제품 출시일까지 꿰고 있고, 원하는 색과 디자인이 명확하다. 달님을 믿지 않는 이유는 핸드폰을 갖고 싶다고 매번 빌었으나 한 번도 들어주지 않아서이다. 어쨌거나 엄마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 사주기로 해서 가장 기대하고 있는 항목 중 하나다. (특이사항: 스마트 워치와 패드는 이미 보유 중)
5. 장난감 수집
6개월에서 1년 단위로 수집 항목은 달라진다. 공룡, 변신로봇, 경주용 자동차, 레고를 거쳐 현재는 포켓몬 관련 굿즈를 수집하는 중이다. 레어템일수록 비싼데, 꼭 그런 게 눈에 들어오나 보다.
6. 인테리어소품
방 꾸미기를 좋아한다. 생일 선물로 이불세트를 고른 적도 있다. 조명과 탁자, 액자, 스피커, 피규어, 안락의자, 러그 등으로 아늑한 방을 만들고 싶어 하는지라, 지금 방에 놓인 책상과 책장이 눈엣가시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라고 하는 엄마에게서 독립할 날만을 기다리는 듯하다.
이렇듯 아들은 방대한 양의 목록을 마음속에 품고 살면서 엄마, 아빠를 들들 볶았다.
우리가 안 넘어가면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고모, 삼촌까지 모조리 동원했다.
그런데 그렇게 졸라 선물을 받으면 고마워하기보다는 다른 색, 다른 디자인은 없나 다시 검색을 해서 또 볶아댔다.
새로운 아이템은 계속 갱신되었고, 나의 인내심은 바닥을 쳤다.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늘 불만스러울 아들이 너무 불쌍하다.
도파민 디톡스가 절실하다!
(다음 편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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