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중독 아들을 구하는 도파민 디톡스

(상) 의외의 복병

by 최굴굴

(지난 글에 이어..)

https://brunch.co.kr/@choigulgul/83


도파민 디톡스를 시작하기 앞서, 주변 가족들의 도움을 얻고자 문자를 돌렸다.

[아이의 지나친 물욕을 조절하려 합니다. ㅇㅇ에게 뭐 사주지 말 것. 저희와 상의 후 꼭 필요한 물건만 사줍니다. 협조 바랍니다.]

며칠 뒤 친정엄마에게서 연락이 왔다.

"아빠가 우울해하고 계셔."


아니, 이게 무슨 소리람?

그동안 '선물공세'라는 요행으로 손주의 갖은 아양과 재롱과 뽀뽀세례를 받아온 할아버지의 우울. 복병은 여기에 있었다.

할아버지는 첫 손주인 아이를 끔찍이 예뻐했다. 하지만 여느 할아버지들처럼 하루에 30분 이상 놀아주는 것은 힘들어하셨다. 대신 '사랑하는 손주에게 가장 좋은 것만 해주고 싶은 이 할아비의 마음만은 알아다오'의 심정으로 값비싼 물건들을 사주셨다. 손주의 안전은 본인이 책임지신다며 성능 좋은 외제차까지 뽑아주셨으니, 그 씀씀이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우리 아빠는 본인 자식들에겐 아껴야 잘 산다를 가르치셨는데, 손주 콩깍지는 매우 강력한 모양이다.

그런데 웬 딸내미가 손주와 할아비의 사랑에 훼방을 놓으려 하다니! 단단히 심통이 나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거다.


쇼핑 좋아하는 아들의 낙을 빼앗고, 손주 선물 사주는 할아버지의 낙을 빼앗고

과연 나는 무사할 수 있을까?

무서워졌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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