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_43
어릴 적 나는 엄마와 함께 목욕탕에 자주 갔다.
먼저 몸을 가볍게 씻고 들어간 온탕은, 어린 내게는 너무 뜨겁게 느껴졌다.
그러나 엄마와 같은 탕 속에 오래 머물고 싶어, 피부가 타는 듯한 열기를 꾹 참고 견디곤 했다.
잠시 후 탕에서 나오면, 엄마는 언제나 나의 몸부터 씻겨주셨다.
슥슥, 삭삭-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의 엄마가, 똑같이 붉게 익은 내 몸을 정성스레 닦아주었다.
초록빛 때타월이 목을 스칠 때면 간질거려서 '낄낄'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야단을 치셨다.
목과 겨드랑이를 지나갈 때마다 그 무서운 얼굴을 마주해야 했고, 나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꾹 눌러 담아야 했다.
지금도 가끔 목욕탕에 가면 그때의 장면이 떠오른다.
내가 내 목과 겨드랑이를 씻을 때면, 거울 속 내 얼굴 위로 엄마의 붉게 달아오른 얼굴이 포개져 올라온다.
그때 엄마의 얼굴에서 흘러내리던 건 뜨거운 물방울이었을까, 아니면 땀이었을까.
이제는 그 야단마저 그리운, 삼십 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