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깔짝깔짝

밤의 방충망

by 빵떡씨

여긴 오래된 천국. 10년이 흘러 변함 없는 곳. 계산된 지구에 유일하게 계산이 없는 곳. 잘 짜여진 곳의 빈 틈. 찬 비가 더 찬 공기 속으로 증발한다. 까만 잎이 겹겹이 모여 그림자를 만들고 또 따로 분산돼 빛을 통과시킨다.

여긴 빛이 지나는 길목. 숨이 드나드는 곳. 신의 실수로 얼기설기 엮어진 곳. 나와 상관 없는 너도, 상관 있는 그도 모르고 지나치는 곳. 흑백이어도 미움 받지 않는 곳. 점점 더 흑으로 흑으로 가도 괜찮은 곳. 작은 것들의 소리가 크게 들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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