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효석 Jul 07. 2017

창업캠프, 이렇게 바뀌면 좋겠다.


현 창업교육들의 문제들은 여럿이 있으나 이번에는 해커톤의 문제를 짚고 넘어가보고자 한다.


해커톤이라고 하면 보통 무박으로 2일 혹은 3일 동안 기획에서부터 구현까지 하는 대회를 뜻하는데 우수한 팀들은 그 기간동안 실제로 기획, 디자인, 개발까지 어느 정도 된 베타서비스를 런칭하기도 한다. 전통적인 의미는 개발 Competition 정도의 의미에 가깝다.  


한편 코딩이 아닌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은 Startup Weekend 프로그램이 유명한데 이름대로 주말간 72시간의 시간을 활용하여 팀빌딩부터 사업아이디어개발, 피칭까지 사업 아이디어를 만드는 방식으로 유명한다. 이것이 오늘날 한국에서 '아이디어 해커톤'등의 이름으로 바뀌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오늘날 진행되는 해커톤이 대부분 아이디어 해커톤이라는 이름의 창업캠프로 진행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1)양질의 결과물이 나올만한 청년 개발자들을 다수 모집할만한 풀이 되지 않으며 (2)아이디어톤은 말그대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행사 운영이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으로 생각한다.

이런 특징때문에 요즘 진행되는 해커톤은 Competition이라기 보다는 Education의 특징을 보인다. 즉 기존의 '창업캠프'가 '해커톤'이라는 브랜드를 쓰고 진행되는 형태다.


어쨌든 나는 이런 아이디어 해커톤 방식의 창업캠프가 우후죽순으로 열리는 모습을 경계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이게 실제 창업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행사의 경우 (1)팀빌딩 → (2)아이디어 발굴 → (3)비즈니스 모델링(캔버스 이용) → (4)멘토링 → (5) IR피칭의 순으로 진행되고, 최종 결과물로는 PPT로 정리된 사업계획서를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결과물인 사업계획서는 창업의 10단계중에 1단계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 사업을 런칭할 가능성을 가늠할 기준이 되지 못한다. 그리고 실제 창업 준비의 과정에서는 아이디어보다 실행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 내가 현장에서 느낀 바는, 아이디어는 괜찮지만 구현이나 시장침투를 못해서 망하는 경우가 아이디어가 별로라서 망하는 경우보다 훨씬 많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코딩 해커톤은 실제 마케팅 전 단계까지는 준비가 된 상태로 보면 되니 오케이다. 다만 좋은 개발자들이 모일 수 있는 행사를 잘 기획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외에 (제품 중심의) 아이디어 해커톤은 적어도 프로토타입까지는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업계획서 다음 단계에서 가장 많이 문턱을 넘지 못하는 부분이 여기인데, 사업 경험이 없는 창업자가 시제품 개발에서부터 필드 테스트, 각종 인증, 작동 원리 등 공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기 때문이다. 현 창업캠프에서는 너무 많은 시간을 사업아이디어를 찾는데 사용하고, 이런 저런 Tool 들을 사용하지만 인생을 걸고 하는 사업 아이디어를 즉석에서 발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적어도 최소한으로 작동하는 제품(MVP)를 만들어서 잠재 고객을 직접 찾아가 피드백을 받고, 잠재 유통 파트너들을 찾아 만나고, 제조공장에 가서 견적을 흥정해보고 이런 일들을 해결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관이나 대학에서는 일정과 예산의 문제로 어렵다고 하지만 나는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그럼 기존의 창업 캠프는 어떤 방식으로 바뀌면 좋을까?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3일짜리 창업캠프에서 사업계획서 작성은 1일차에 마치게 한다. 이건 러프한 아이디어가 있고 숙련된 트레이너가 있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2일차에는 각종 도구들을 이용해서 작동 원리를 구현할 수 있는 시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팀원들은 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잠재고객과 잠재 파트너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가져야 한다.


보통 마지막 날에는 IR 5분 스피치+5분 피드백하고 마치는데 이건 별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되려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사업성을 검증 받도록 하는게 더 낫다는 생각이다. 그들이 결국 고객이니 말이다.


책상에 옹기종기 모여 3일 동안 노트북이나 스마트폰만 가지고 사업기획을 하는건 잘못되었다. 기회는 반드시 현장에 있고 창업자들은 현장으로 나가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교육성과를 한번에 높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