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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효석 Mar 22. 2018

손바닥 자서전 특강

[북리뷰] 강진, 백승권 저 / 한겨레출판

소설가 강진님은 개인적으로 잘 모르지만 백승권 강사님은 제가 존경하는 스승님이십니다. 직접 배운적은 없지만 저도 글쓰기 강의를 하는 사람으로서 백강사님의 여러 책들을 통해 배우고 이 분의 글쓰기 방법론을 통해서 저도 교육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으로 대통령의 메시지를 쓰신 백승권 저자님은 <대통령의 글쓰기>로 유명한 강원국 저자님과 함께 공공 실용 글쓰기 교육 분야에서는 국내의 양대산맥이신데, 이번에 공공글쓰기나 실용 글쓰기가 아닌 '자서전'이라는 캐주얼한 주제의 책을 내셨다고 하셔서 나오자 마자 바로 읽어 보았습니다.




아직 저는 자서전을 쓸 나이도 아니고 비즈니스 글쓰기가 아닌 다른 문학적 글쓰기는 해본 적이 없어서 생소하거나 건조한 내용은 아닐까 걱정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이 책을 너무 잘 읽었고 무척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두 저자님이 모두 글쓰기 강사 출신으로서 평소 자서전 글쓰기 강의에서 했던 풍부한 사례와 자료를 바탕으로 내용이 채워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실용서이기도 하지만 다 읽고나면 넉넉한 워크샵을 듣고 나온 것 같은 포만감이 느껴집니다. 책을 읽으며 직접 글을 써본 것은 아니지만 옆에 있는 다른 동료들이 쓴 글들을 읽기만 해도 많이 배운 것 같다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만큼 강의 현장에 있는 것 처럼 생동감이 있고 재미있게 읽혀집니다.


전반부에는 문학 작품에서 나온 인문학적 사례들을 통해서 자서전 글쓰기란 무엇이고 어떤 내용을 쓸 것인가에 대한 소개가 나옵니다. 평소 백승권 저자님의 실용 글쓰기에서 보지 못했던 미려한 표현과 사례들이 채워지는데 아마도 이 부분은 강진 소설가님이 많이 쓰신 부분으로 생각됩니다. 저 역시 비즈니스 필드에 있으면서 인문학적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는데 오랜만에 이런 인문학적 컨텐츠를 접하게 되니 지적으로 건강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책에서 특히 좋았던 점은 실제 강의때 작성된 다른 일반인 수강생들의 토막글들 이었습니다. 강의때 15분 정도의 시간동안 작성한 내용이라는데 사람의 인생만한 드라마가 없다고 했나요, 정말 가슴을 울리는 내용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도 줄기차게 강조하지만 문장이나 표현보다 일단은 이런 내용을 써보는게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손바닥 분량만큼 쓴 글들이 구슬처럼 엮여서 보배가 되면 한 권이 책이 되겠지요. 무척 기대가 되는 손바닥글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책의 전반부가 '무엇을 쓸 것인가'에 관한 내용이었다면 후반부는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소재를 찾는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작법 이론과 경험을 통해 손 쉽게 좋은 글을 쓰는 팁을 아낌없이 나눠주고 계십니다. 지루한 이론이 아닌 쉬운 설명으로 저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모든 글쓰기 책이 그러하듯 이 책도 일단은 써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선동이 아닌, 이 책을 읽고 나면 '나도 내 이야기를 한 번 써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게 만듭니다.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러나 글을 많이 써보지 않은 상태에서 모르는 이야기를 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이 책도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이야기를 쓰라고 이야기 하는데, 나 자신의 이야기보다 내가 가장 잘 아는 스토리가 더 있을까요? 그래서 자서전은 누가 쓰더라도 그 작가가 가장 잘 아는 내용일 것입니다.

그리고 모두의 인생은 각각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사연은 있을지 몰라도 자신의 인생은 오롯이 자신의 것이지요. 그래서 자서전은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글 일 것입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나 역시 내 이야기를 더 써보고 싶다라는 결심이 생겼으니, 저자님들의 의도가 잘 들어온 것 같습니다. 글쓰기를 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어려운 주제를 찾느라 헤메시지 말고 여러분이 가장 잘 아는 이야기인 여러분의 자서전 부터 써 보시는 건 어떨까요? 누구나 책 몇 권은 나올 만한 인생의 스토리가 있겠지만, 부담없이 손바닥에 담을 만큼 작은 글 부터 적어보다보면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이 책 '손바닥 자서전 특강'이 말하는 바 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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