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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효석 Apr 13. 2018

MOOC는 학교가 아니라 교과서다

MOOC는 학교가 아니다. 교과서다.


이걸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모든 문제가 시작된다.

학습내용을 텍스트로 만들어 출판한 것이 교과서다. 그리고 그 내용을 동영상 컨텐츠로 만들어서 온라인 플랫폼에 올린 것이 MOOC다.  


아무리 좋은 지식이 들어 있다 한들 학생에게 교과서 하나 툭 던져 준다고 그 내용을 모두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오늘날 기업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구축하는 이러닝 사이트들은 대부분 이런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제러미 레프킨이 2014년에 발간한 <한계비용 제로사회>에서 그는 앞으로 모든 사람은 MOOC를 통해 무료로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그러나 그는 틀렸다. 최초의 MOOC 모델은 실패하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왜냐하면 동영상 컨텐츠를 교과서가 아닌 학교 그 자체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성취효과도 낮았고 수익모델이 없었기 때문에 지속가능하지도 못했다.


교육 컨텐츠를 '제작'하는 회사가 아니라면 모든 교육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여기서 말하는 무형의 서비스는 책이나 동영상 같은 컨텐츠가 아니라 티칭과 관리를 말한다. 이렇게 '서비스를 판매' 함으로서 MOOC는 수익사업이 되었고 다시 지속가능하게 변했다.


Harvard나 MIT 같은 명문대학의 유료 MOOC 과정은 이제 모두 영상 컨텐츠를 파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온라인에서 토론하고 과제를 피드백 해주는 형태로 일반화 되었다. 현장감을 위해 수업조차 라이브로 진행한다.


세계 최고의 명사들을 강사로 초빙한 masterclass.com의 경우 고든 램지의 요리 수업에 등록하면 수강생은 과목 커뮤니티에 각자 자신이 만든 음식 사진을 찍어 올린다. 그럼 그걸 보고 고든 램지가 피드백 리뷰를 남겨준다. 이렇게 관리와 피드백까지 들어가야 교육 서비스의 퍼즐이 완성된다. 그의 피드백을 받고 싶어서 사람들은 돈을 지불한다. 공짜라고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듣는 것이 아니다.
미네르바 스쿨이 화제가 된 건 온라인으로 교육 컨텐츠를 제공했기 때문이 아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클래스의 한계를 극복했기 때문이다.


지금 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명문대학의 컨텐츠가 이미 충분히 널려있다. 외국어만 할 줄 안다면 하버드나 스탠포드의 과목도 얼마든지 들을 수 있다. 그러나 그 강의를 듣는다고 그 내용이 모두 내재화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럼 교육자는 그 컨텐츠를 활용한 액티비티를 오프라인에서 활용해야 효과가 배가가 되는데 그게 플립러닝(Flipped-Learning)이다.


요즘 대학에서 일부 교수님들의 경우 학생들에게 외국 MOOC 수업 영상 보고 오라고 하고 자신은 수업때 그 내용 설명 해주면서 진도 나가는 분들이 계시다고 한다. 과거 외국 교과서 가지고 수업하던 형식이 온라인 동영상으로 바뀌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물론 여전히 딜리버리가 교수자의 중요한 실력 중 하나가 되겠지만, 앞으로 자기의 Original Contents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명운이 갈리게 될 것이다. 이건 비단 교육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왜 넷플릭스가 유통업을 벗어나 오리지널 컨텐츠를 만드는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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