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력이란 무엇인가
오늘 OOO억 규모의 투자를 받았던 스타트업의 대표님과 점심을 함께 했다. 워낙에 겸손하시기도 하시지만, 자기도 스타트업이라 모르는 것이 많아 배울 것이 많다며 많이 가르쳐 달라고 하셨다.
당연히 내가 그 분에게 가르쳐 드릴 것은 없다. 이미 나보다 훨씬 더 뛰어난 경영 능력을 가지고 있으시기 때문이다. 모든 종류의 교육은 성과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이미 엄청난 수준의 성과를 내었다는 것은 그 과정에서 필요한 학습의 단계를 이미 다 경험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많은 스타트업을 보면서 늘 느끼는 것이 경영 이론은 결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내가 중요하다고 느끼는 첫번째는 실행력이고 두번째는 운이다. 노력이 세번째고 실력은 네번째나 될까 싶다. 그렇다면 이 '실행력'은 무엇인가.
실행력의 가장 중요한 것은 과감하고 빠르게 도전하고 그 결과를 피드백하여 다시 재도전하는 것이다. 잘못된 결정을 내려도 거기서 실패의 경험을 '학습'하고 원 궤도에 오면 그 자체가 회사의 귀중한 경험자산이 된다. 이렇듯 리스크를 크게 지지 않으면서 많은 작은 실패들의 경험이 모이면 나중에 큰 의사 결정에서의 실수를 피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시도와 측정, 그리고 피드백의 순환 구조를 반복하는 형태를 린 스타트업이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민첩성(agility)과 속도(speed), 그리고 잦은 실패에도 계속 도전할 수 있는 회복력(resilience)이다.
반대로 자신의 아이디어와 방법이 맞다고 고집하는 경우가 망하는 회사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설령 그 방법이 맞다 한들 시장과 고객은 계속 변하기 때문에 같은 방법을 고집할 수는 없다. 우리가 아는 위대한 기업들 중에 창업 초기의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회사는 단 한 군데도 없다.
내가 본 성공하는 스타트업들은 모두가 다 이러한 lean prototyping을 통한 전략 방향의 정렬(strategy aligning)과 lean management에 타고난 창업자들이 있었다. 명문대 나오고 글로벌 기업 나오고 그런건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최고의 교육은 경험이다. 직접 경험을 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에 외부 교육을 통해 배우지만, 직접 경험이 많을 수록 경험의 자산은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무조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많이 시도해보고 많이 실패도 해봐야 한다. 단, 그 실패에서 너무 큰 타격을 받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lean) 시도를 빠르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