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교육에서는 "니즈(Needs)"에 관해서만 무려 한 시간을 강의했다.
그만큼 중요하다. 뻔한 소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머리로는 알면서 실천은 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번 자문해보자, 우리는 과연 상대방의 니즈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사고하는지.
- 제안서가 실패하는 이유는, 수요자의 혜택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의 서비스를 알리는데 급급하기 때문이다.
- 신상품이 안팔리는 이유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 아니라 우리가 잘 만들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 보고서가 통과되지 않는 이유는, 결재권자의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 스타트업이 사업 평가에서 떨어지는 이유는, 심사위원이 궁금해하는 사업성보다 자신들의 열정만 보여주기 때문이다.
- 차별화가 안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차별화가 아니라 내가 주장하는 차별화이기 때문이다.
- 학기말 과제를 발표하고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교수님께 한 학기 배운 내용을 이해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보다 슬라이드의 디자인만 그럴듯하게 짜집기 했기 때문이다.
- 취업용 자소서에서 탈락하는 이유는, 내가 얼마나 이 회사에 기여할까를 어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냐만 이야기 하기 때문이다.
- 스피치에 사람들이 반응하지 않는 이유는, 청중들이 궁금해 할 내용을 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고
- 소개팅에서도 실패하는 이유조차, 대상자가 궁금해할 내용보다는 나 자신을 어필하는데만 몰두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수요자의 니즈 중심의 사고는 사고방향을 180도 전환하는 중요한 변화다. 나 중심이 아닌 상대방 중심으로 관점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것이다. 이것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원칙이다.
제안서는 고객이 얻는 이익(benefit)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신상품은 시장의 수요에 맞춰 기획되어야 한다. 보고서는 보고대상자가 궁금해할 포인트를 적는게 핵심이고, IR피칭때는 결국 이 BM으로 어떻게 지속가능한 가치를 낼 수 있을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게 핵심이다. 차별화는 고객이 느끼는 차별화가 진짜이고, 학기말 과제는 한 학기 동안 내가 배운 것을 이해한 상태를 이야기 해야 한다. 자소서에는 내가 받는 연봉 이상으로 회사에 어떻게 기여할 지는 객관적으로 말해야 하고, 스피치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닌 청중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 당연한 소리를 다들 아는 척 하면서 안하고 있다.
니즈(Needs)란 일종의 결핍 상태를 말한다. 여기에 구체적인 대상이 있는 것을 원츠(Wants)라 하고, 여기에 수량이 들어가면 디맨드(Demand)가 된다. '갈증이 나서 목이 마르다'가 니즈라면, '생수를 마시고 싶다'가 원츠이고, '여기 10명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10병의 생수가 필요하다'가 디맨드가 되겠다.
디맨드는 생산관리의 단계, 원츠는 상품 기획의 단계에서 필요하고, 니즈는 사업전략의 단계에서 고심해야 한다. 디맨드가 How라면 원츠는 What인 반면, 니즈는 Why, 즉 방향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고객 중심의 사고(Needs)와 STP전략만으로도 마케팅 전략의 90% 커버 된다는 생각이다. Why가 해결되면 How와 What은 따라오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장에서 이런 이야기 하면 다들 '이론에나 나오는 이야기', '교과서에만 있는 이야기' 취급을 한다. 현실의 상황을 과학으로 분석한 것이 이론이고, 그 이론을 정리한 것이 교과서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