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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물류와 S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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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효석 Jul 03. 2016

내가 본 중국의 라스트마일 물류

Last mile delievery in China 

저는 Logisticscience라는 스마트물류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스텔스 모드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 이번에 컨벤션 참석, 업계 관계자 미팅, 시장 조사등을 목적으로 중국 광저우에 짧게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여기서 참 많은 것을 보고 배웠고 그중에서 라스트 마일 물류에 대해 보고 느낀 점을 공유하려 합니다. 참고로 저는 물류 스타트업을 하긴 하지만 배송쪽과는 연관이 없고, 중국어는 하나도 할 줄 모릅니다. 즉 업계 사람으로서가 아닌, 순수한 이방인으로서 거리에서 보고 느낌 점을 주관적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중국 광동성의 서울인 광저우시는 대륙의 남쪽 끝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런 지정학적 이점으로 인해 옛날부터 무역이 번성하여 상업적으로 크게 발달한 지역입니다. 약 한시간 거리 이내에 중국 제조업의 메카인 심천(Shenzen)과 홍콩(Hongkong)이 같이 있습니다.


광동성은 상해지역, 북경지역과 함께 중국의 3대 경제축 중 하나로서 경제 규모로는 전국 1위의 경제발달지역입니다.  성정부 재정수입, 사회소비재매출액, 공업생산액, 주민저축량 전국 1위 등의 지표를 기록하고 있고 특히 1인당 GDP는 '98년 이래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부유한 지역입니다.


이곳은 산업체계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어 100여개 산업의 세계 최고수준 생산가공 및 조립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중국에서 생산되는 핸드폰 80%, 컴퓨터 90%, 컬러TV 100%의 부품이 광동성에서 생산조립 된다고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심천지역을 중심으로 IT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으며, 중국내 전자상거래 기업의 70%가 광동성에 위치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차원에서도 심천은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고 하였는데, 제가 직접 보고 온 느낌은 이미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보입니다. 사실 제가 느끼고 배운 바는 심천에서의 경험이 훨씬 많은데 본 포스팅에서는 광저우의 사례만 우선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가 일단 여기에서 충격은 먹은 내용 중 첫번째는 배송플랫폼 비즈니스가 한국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고 고도로 성장해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에는 음식 배달 플랫폼이라하면 보통 배달의 민족, 배달통 등을 떠올리죠? 여기는 IT 플랫폼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배송하는 물류대행(3PL) 전문 기업들도 있습니다. 메쉬코리아(부릉, 부탁해), 푸드플라이, 배민프레시 등이 맛집배송이나 신선식품 배송을 대행해주는 업체들입니다. 마찬가지로 부동산 중개업의 경우 직방과 다방이 양분하고 있는데, 그래서 부동산 사무실 앞에 보면 직방과 다방의 입간판들이 서로 경쟁하고 있지요.


그런 식으로 중국의 거의 모든 식당들은 이러한 O2O 플랫폼들에 가입되어 있었습니다. 국내의 맛집배송 플랫폼들이 레스토랑이나 지역 맛집을 위주로 사업하는 것과 달리 여기는 옛날 만두집등은 물론이고 심지어 POS도 없는 구식 식당에도 고객이 부탁만 하면 받아서 배송을 해 줍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전형적인 동네 식당인데도 입구 벽면과 카운터 앞, 카운터 뒤에 포스터들이 많이 붙어 있지요? 이것들이 모두 다 플랫폼 업체들의 포스터입니다.


이런 식으로 작은 가게들에도 엄청나게 많은 O2O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영업을 하다보니 과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큰 식당은 물론이고 스낵바 수준의 식당부터 심지어 노점까지도 닥치는대로 플랫폼으로 끌여들였습니다.


<대부분의 식당에는 이렇게 업체들 프로모션 포스터가 가득 붙어 있습니다>



제가 머물렀던 호텔은 조식 서비스가 되지 않는 곳이어서, 한번 시험삼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호텔 근처에 있는 작은 식당(김밥나라급)에서 2인에 3천원 정도 되는 간단한 식사를 주문해봤습니다.



기본적으로 배달이 되지 않는 작은 식당의 싸구려 메뉴임에도 불구하고 배송업체는 배달서비스를 만들어서 그것들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심지어 배송예상시간을 알려주고 그 시간에 정확히(On time) 배달해주기도 하였습니다. 이 정도 정확성은 국내 배달 서비스들도 못하는 부분입니다.




우리나라는 배달시 스쿠터를 주로 사용하는데 반해, 여기는 전기자전거를 사용한다는 점이 특이했습니다. 허접해보이는 전기자전거에 아이스박스를 달고 곡예운전하듯이(아시다시피 중국은 교통질서가 무척 무질서합니다) 골목 골목을 누빕니다. 저렇게나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더 많은 수의 배송기사들이 마치 잠자리떼처럼 시내 골목 골목을 누비는 모습은 다소 섬짓하기까지 했습니다.



여튼 이런 3PL 업체를 제외하고서라도 기본적으로 프랜차이즈 회사들은 배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습니다. 대충 보았을때 우리나라보다 배달 문화가 더 발달한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제가 광저우 중심가의 대로변을 걸으면서 보았을때, 과장없이 말하자면 저런 배송 서비스를 하지 않는 음식점을 단 한군데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는 서비스를 우리나라와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모습도 무섭게 느껴졌습니다.




이 지역에는 고층 빌딩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중심가에는 40층 이상의 건물들이 숲처럼 이루고 있습니다. 저는 과연 여기에서 근무하는 화이트컬러 직장인들은 점심식사를 어떻게 해결할까 궁금했습니다. 물론 대형 빌딩에는 구내 식당이 있겠지만 그 외의 식문화는 어떻게 해결할지 알고 싶었습니다.


제가 대형 빌딩 로비에서 본 또 하나의 특이한 점은 락커 시스템이 굉장히 잘 발달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무인락커는 Last mile delivery의 마지막 단계로서, 특히 빌딩과 같이 배송원이 사무실로 들어갈 수 없는 지역에서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대형 IT 기업들도 스마트 락커를 개발하였고 국내외의 물류 스타트업 중에서도 이쪽 사업에 뛰어든 회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중국에서 본 것들은 기술적으로도 신선하지만 이미 범용화가 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놀라웠습니다. 국내의 경우 문화적인 차이로, 흔히 이야기하는 캐즘(Chasm)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여기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락커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선 위 사진은 일반적인 스마트 락커입니다. 터치 스크린을 통해 (문이 없음) 안에서 Lock이 걸리고 열리면서 자신이 스마트폰으로 설정한 account에 따라 작동 됩니다. 중국의 모바일 비즈니스는 실로 상당한 수준이라서 실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가 O2O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일반 락커는 물품 보관 뿐만 아니라 택배 수령 등에도 널리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은 냉장 락커입니다. 인테리어에서 볼 수 있듯이 안에 냉장 기능이 있어서 야채나 채소등의 신선식품을 보관할 수 있게 해놨습니다. 즉 전자상거래를 통해서 식품 등을 주문하여 빌딩이나 아파트 로비에 있는 이 신선락커에 넣으면 시차가 있어도 신선한 상태로 수령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아직 국내는 직접 수령, 혹은 보냉팩 등을 사용하는 수준인데 반해서 중국은 이런 락커가 여러 종류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 놀라운 것은, 보온락커도 있었습니다. 이건 주로 점심식사용 배달음식을 위한 락커로 보이는데, 배달음식이 오면 따뜻하게 락커에서 보온해주는 기능입니다.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주문 및 설정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사진 보면 오른쪽에 위에서 설명한 일반 락커가 같이 있는데요, 이런 식으로 건물의 1층에는 다양한 종류의 락커들이 목적에 따라 같이 있는 것을 보고, 락커문화가 많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중국의 Last mile delivery에 대해 짧고 단편적으로나마 보고 느낀 것은, 우리나라에 비해 상당한 수준으로 이미 성장해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업체들간에 출혈도 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배달사원들의 처우는 열악하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반대로 국내의 물류 스타트업들이 (중국에 비하면) 아직 생활 속으로 더 성장할 여지가 많이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각 분야별 많아도 두세개 업체들이 경쟁하는 형국이니 경쟁강도를 놓고 보면 중국에 비해 아직 훨씬 낮은 수준입니다. 


제가 너무 늦게 중국에 대해 알기 시작한 것이 아쉬웠던 출장이었지만, 그만큼 해야할 일도 많이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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