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임파워먼트 이야기를 한번 해보자. 일단 이건 잘못된 번역에서 야기되는 문제가 많다. 원래 의미는 Em+power+ment로서 직역하자면 '권한을 더 가지게 만들어 주다'에 가깝다. 주는 사람의 권한을 받는 사람에게 이양하는 것이 아니라 받는 사람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실제로 Empowerment라고 하면 모티베이션이나 커뮤니케이션 라인의 re-aligning, 업무효율화 등이 다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권한위임"으로 보통 번역하는데, 위임자의 권한을 수임자에게 넘기는 권한 위임은 "Delegation"이며(교과서에서는 Empowerment와 Delegation을 구분하고 있다) 이건 MECE한 zero-sum이다. 여튼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Empowerment를 이야기 하면 대부분 R&R과 Workload 이슈로 매몰되는 경향이 있다.
임파워먼트를 실천할때 가장 중요한 것은 R&R이 아니라 피드백의 주기와 빈도다. 이게 아주 중요한데 이 이야기를 책이나 강의에서는 잘 하지 않는다.
Empowerment와 Micro-management를 나누는 기준은 얼마간의 인터벌을 두고 피드백을 주느냐이다. 어떤 행동을 할때 뒤에서 지켜보다가 수시로 피드백을 하는 것은 micro-management다. 워드나 슬라이드를 만들때, 코드짤때, 뒤에서 모니터 보면서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가장한 잔소리)를 하는 것은 실무자를 수동적으로 만드는, 동기심리학적으로 가장 안좋은 방법이다.
Empowerment는 무엇이냐 하면 일단 책임과 권한을 준다. 그리고 한달이든 분기든 1년이든 적절한 인터벌에 맞추어 그간의 성과와 행동을 함께 리뷰하고 적절한 피드백을 주는 것이다. 권한을 받은 사람도 피드백이 필요하다. 그러나 '임파워먼트를 했으니 나머지는 알아서 해' 식으로 떠넘기는 경우도 허다하나 그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그래서 임파워먼트를 실천할때 기저에 중요한 것은 결국 '신뢰'다. 내가 다음 피드백 기간이 될 때까지는 그 사람을 믿고 맡기는 것, 그게 핵심이다. 임파워먼트라고 일만 왕창 넘기고 수시로 잔소리하는 것은 떠넘기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조직 내에서 임파워먼트를 잘 하기 위한 방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기존에 하던 일에 조금 더 도전적인 업무의 권한을 할 수 있게 한다.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한다.
2. 맡긴 일은 관찰은 하되, 피드백은 사전 약속된 시간에만 정리해서 한다.
3. 일을 맡긴 상태에서는 가급적 그 사람이 잘 할 수 있도록 지원만 해주고 믿고 지지한다. (장기성과를 위해 단기성과가 낮은 경우는 허다하며, 반대로 단기성과를 높이고자 장기성과가 저하되는 경우는 더 허다하다)
4. 피드백과 지지(supporting)가 결여된 임파워먼트는 업무 떠넘기기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