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로 산 코트를 입고 출근했다. 유럽에서 나름 큰 맘먹고 산 코트라 출근하자마자 구겨지지 않게 회사 옷장에 잘 걸어두었다. 점심 약속이 있어 밖으로 나가려 걸어두었던 옷을 조심스레 꺼내 입었다. “?” 오늘 처음 입은 코트인데 단추 하나가 아슬아슬 떨어지려고 한다. “에이…” 평소 괜찮게 생각하던 브랜드였기 때문에 실망감이 더욱 컸다. 퇴근하려고 옷을 꺼내려는데 옷장 구석, 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공간에 내 것과 비슷해 보이는 코트가 걸려있었다. 새 코트가 구겨지지 않게 평소에 사람들이 옷을 걸지 않았던 자리에 걸어두고는 매일 걸어두었던 곳에서 나도 모르게 남의 코트를 꺼내 입은 것이다.
#2
샴푸가 다 떨어져 새로 구입했다. 샤워부스에 늘 같은 브랜드 샴푸 작은 사이즈(250ml)와 바디클렌저 중간 사이즈(500ml)를 놓고썼다. 다 떨어진 샴푸를 바꾸는 것이 귀찮게 느껴져 조금 더 큰 용량(500ml)의 샴푸를 샀다. 이제 샤워부스에는 같은 브랜드, 같은 용량의 샴푸와 바디클렌저가 놓였다. 샴푸 용량만 바뀌었을 뿐인데 가끔 나도 모르게 샴푸를 몸에다 바르는 나를 발견한다. 용기 디자인이 서로 다른데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