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review | Gmarket PUBG edition
G마켓에선 브랜드사, 아이돌, 게임 등의 IP를 제휴해 기프트카드 패키지 상품을 만든다.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실물 카드에 몇 가지 한정판 아이템을 추가하는 형태이다. 상품 가격과 동일한 금액의 SmileCash를 받으면서 한정판 굿즈까지 받을 수 있어 관련 IP의 팬들에게 인기가 좋다. 걸그룹 아이즈원과 진행했던 기프트카드 패키지는 론칭과 동시에 준비했던 수량이 모두 소진되어 판매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으로 리셀 되기도 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우리는 아래와 같은 것들은 고민했다.
G마켓과 G마켓 기프트카드의 타겟은 서로 다르다.
ㄴG마켓 타겟이 Mass라면, 기프트카드 타겟은 그중 배틀그라운드 유저/매니아다. 그들이 Value를 느끼는 포인트에 집중해야 한다.
한정된 예산으로 가성비 높은 아이템을 구성해야 한다.
ㄴ최소한의 비용으로 주타겟에게 의미 있고 쓸만한 것을 제공해야 한다.
우리는 배틀그라운드 게임 진행에 맵과 비행기 경로가 중요한 요소라 판단했고 매번 바뀌는 비행기 경로를 표시할 수 있는 지도와 방향을 안내할 수 있는 경로선(화살표)을 유저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추가로 배틀그라운드 밴드와 스티커, 패션 마스크를 더해 품목을 구성했다. 실용성을 더하기 위해 맵은 액정클리너로 경로선은 볼펜으로 제작했다.
사실 우리는 돈도 없고 제작에 필요한 시간도 없었다. 별도의 패키지나 구조물을 만들기 어려웠고 단순히 등기 봉투에 각 아이템을 넣어 밀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만 명의 사용자가 봉투 어디가 앞이고 어디가 뒤인지, 어디가 위고 어디가 아래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주소가 있는 부분을 봉투의 앞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오히려 뒷면에 강한 그래픽들을 넣어 이곳이 앞면이라는 확실한 인식을 갖게 만들었다. (초기 디자인엔 앞면과 뒷면에 그래픽 요소가 섞여있었다) 같은 이유로 봉투 상단에 뜯는 선을 추가했다.
우리는 사용자가 제작된 아이템을 뜯을 방향과 품목을 꺼내는 순서를 예측할 수 없었다. 누군가는 볼펜부터 꺼내고 누구는 카드부터 꺼내고 또 누군가는 봉투를 뒤집어 한번에 아이템들을 쏟아낼 것 같았다. 모든 사용자가 포장을 뜯으며 우리가 설계한 경험과 가장 유사한 경험을 하길 원했다. 배틀그라운드 기프트라는 것을 인식하고, 카드를 열어보고, 자연스럽게 아이템들을 꺼내며 설명을 읽어볼 수 있는 흐름을 계산하고 테스트했다.
우리는 각 품목들을 묶을 수 있는 슬리브, 봉투 형태를 고민했다. 하지만 등기 봉투를 뜯고, 다시 봉투 형태의 무언가를 뜯는 중복 경험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고 봉투를 접고 부착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아까웠다. 제작 비용을 아껴야 했기에 길게 종이를 잘라 가운데 한 번만 접는 형태로 전체 아이템을 묶을 수 있는 포장을 만들었다. 인쇄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겉을 싸고 있는 종이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았다.
(배틀그라운드 유저들만 알 수 있는 외형의) 봉투 비닐을 뜯고, 러프한 느낌의 종이를 만지고, 탄성이 있는 고무 밴드를 벗기고, Half Glossy한 종이에서 글로시한 플라스틱 소재 카드를 꺼내는 Unpacking경험을 설계했다.
그래픽디자이너, 패키지디자이너, 경험 디자이너를 구분하는 가장 확실한 기준은 프로젝트를 대하는 관점과 전체와 부분, 부분과 부분, 대상과 나 사이 맥락을 살펴보는 세심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경험을 디자인한다는 것이 추상적이고 총체적인 내용이라 명확하게 설명하기 어렵지만 말이다.
어찌 보면 사소해 보이고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 고민들이지만 디자이너가 경험을 설계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를 조금은 쉽고 단편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 최근에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리뷰했다. 예쁘고 멋지게 만드는 것, 쓰기 편하도록 사용성이 좋은 디자인을 만드는 것만큼 배송된 포장을 풀어가며 생기는 경험까지도 주어진, 혹은 제한된 상황 안에서 내가 의도한 것에 가깝게 사용자가 경험하도록 설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all products planning and BX design | Ki-woong.Choi / Sori.Yang photo | Si-nae.Kim
에도 간간히 작업물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