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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woong choi Dec 13. 2019

한국에서 브랜드 경험 디자이너로 산다는 것 #1

세상을 바꾸는 디자인 이야기


지난주 원티드에서 주최하고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진행한 '크리에이티브 토크'에 참여했습니다. 프로젝트 리뷰나 실무적이고 실질적인 이야기보다 한국에서 평범하게 디자인을 하면서 느꼈던 솔직한 고민들을 꺼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발표 내용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 공유 가능한 범위 안에서 브런치에 정리하려합니다. 혹시라도 필요하셨던 분들이 있다면, 작게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여러 개로 나누어 공유합니다.


#1 - Point of View : 관점에 관한 이야기

#2 - Context : 맥락에 관한 이야기

#3 - Attitude : 태도에 관한 이야기 





한국에서 브랜드 경험 디자이너로 산다는 

Living as a BX Designer in Korea



들어가며

저는 안상수 선생님 디자인 연구실 '날개집'을 시작으로 지금 다니고 있는 이베이가 공식적으로 일곱 번째 회사입니다. 비공식적으론 더 많은 회사를 경험했어요. 이런 저를 누군가는 특이하게도 보고 때로는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기도 합니다. 사실 뭔가 뚜렷한 목표나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재밌어 보이고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따라다녔고 같이 일을 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싶으면 찾아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이기적이게도 나에게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에 큰 망설임이 없다보니 디자인 연구실, 그래픽 스튜디오, BX 스튜디오, 출판사, 브랜드 에이젼시, IT기업, e커머스 기업에서 다양한 영역의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 ‘나는 어떤 디자인을 하는 사람일까?’라는 정체성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Definition of BX Design

나는 무엇을 디자인하는 사람일까?


지금은 디자인에 영역을 나누는 게 크게 의미가 없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그래픽 디자이너, 북디자이너, UI 디자이너, 브랜드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함을 가지고 살다 보니 지금 하고 있는 브랜드 경험 디자인이 앞서 경험한 다른 것들과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지를 저 나름대로 고민하고 정의하고 싶어 졌습니다.


산출물의 꼴은 그렇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그래픽 디자이너와 BX 디자인, 브랜드 디자인은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르지?... BX 디자이너가 패키지 작업도 하고 그래픽 디자이너가 브랜드 로고도 만드는 것 같은데 과연 뭐가 다른 것일까요?



Brand -  eXperience - Design

용어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제 주관적인 관점에서, 적어도 '브랜드 경험 디자인’ 분야에서 디자인이라는 용어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주로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살펴보면 우리가 디자인이라 하면 머릿속으로 흔히 연상할 수 있는, 학교에서 배우고 오래 관습적으로 사용한 디자인이라는 단어와 제가 실제 고민하며 하고 있는 일이 조금 다릅니다. 우선, 시각적인 부분이나 조형적인 것만으로 디자인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매니지먼트, 계획과 설계, 어떤 것을 구축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프로세스를 만드는, 뭔를 정의하는,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과 같은 단어로 쓰일 때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BX Design is Invisible


어찌 보면 브랜드 경험 디자인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실존하지 않는 것들을 디자인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 이야기는 관점과 맥락에 따라선 지금 디자이너들이 과거보다 더 많은, 더 비중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환경으로 변했다는 의미와 '새로운 기회'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1 - Point of View

이렇게 생각한 게 된 계기는, 단편적인 제 경험을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우연히도 디자인 연구실, 그래픽 스튜디오, 출판사, 브랜드 전문 회사, 기업 인하우스에서 각각 책을 만드는 경험을 했고 '책이라는 물성'은 같지만 만드는 사람과 사용하는 사람 관점에 따라 디자인에 집중해야 하는 대상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떤 관점에 집중하는지에 따라 디자인되는 대상은 북디자인일 수도 있고, 그래픽 디자인일 수도 있고, 제품 디자인일 수도 있고 편집디자인일 수도 있습니다. 비단 시각적인 디자인 영역을 넘어서도 사용자 관점에서, 사업적인 관점에서, 영업적인 관점에서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경험 디자이너의 관점에선 조금은 더 총체적이고 통합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경험 디자이너 관점에선 독자가 책을 다 읽었을 때, 경험이 생산자와 디자이너가 설계한 경험과 같은지 다른지를 조금 더 비중 있게 고민합니다. 그렇게 되면 책의 구조, 책의 무게, 종이의 냄새. 책장의 두께, 책 넘김, 책을 집었을 때의 촉감부터 책의 구성, 흐름, 원고의 어투, 문맥, 홍보나 마케팅 적인 부분까지 모든 요소들을 따지게 됩니다. 좋고 나쁘다, 멋지다 멋지지 않다, 편하다 편하지 않다가 기준이 되지 않고 내가 설계한 대로 사용자의 경험이 따라왔는지가 아닌지가 중요합니다.


이런 관점에선 책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디자이너가 프로젝트에 참여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책이라는 물성을 구조적으로 재해석하는 것도 가능하고 의도적으로 불편한 경험을 설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상황에 따라 관점을 바꾸며 플렉시블 하게 설계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런 BX적 관점과 맥락에서 사고하게 되면 디자이너가 기획자가 될 수도, 사업을 할 수도, 그 맥락 안에서 공간을 만들 수도 있고, 음악을 만들 수도 있고, 제품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아래 영상에서 제가 다양한 관점에서 참여했던 주요 프로젝트를   있습니다.


#2 - Context : 맥락에 관한 이야기로 계속 >



별 것 아닌 내용일 수 있지만, 오랜 시간 경험하고 고민한 내용이라 퍼가실 때 출처를 남겨주시길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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