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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AKE Jan 21. 2020

크리에이티브란 무엇일까?

 Wanted Career Talk #3 Charry Jeon 솔직 후기


Content Form Context

CFC를 처음 알게 된 것은 3-4년 전쯤이다. 당시 우리는 신선식품 중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었다. 관련 자료를 찾던 중 CFC의 디자인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가 준비하던 브랜드와 결이 많이 달랐지만, 비슷한 소재로 굉장히 감각적인 그래픽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이미지 출처 : www.contentformcontext.com

나는 몇몇 프로젝트 리뷰에서 CFC가 디자인을 풀어내는 방식과 결과, 태도를 읽었고 내가 생각하는 디자인 방법과 프로세스, 개념이 (건방지게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 CFC 작업은 일부러 찾아보거나 깊이 있게 파보려고 하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피했다는 표현이 맞겠다. 치기 어리게도 크리에이티브를 모방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고, 내가 경험을 통해서 체득한 방식들이 CFC가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방법에 영향을 받게 되는 것도 두려웠다. 어떻게든 그들의 크리에이티브와는 다른, 새로운 방식을 찾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이런 회사가 있구나, 이런 사람이 있구나, 와 잘한다! 멋지다!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려고 했다.


Wanted Career Talk #3 Charry Jeon

지난주, 원티드 커리어토크에 모더레이터로 참여하면서 CFC의 아트디렉터 전채리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기대가 되기도, 걱정이 되기도 한 묘한 감정이었다. 결론적으론 너무 좋았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고, 오히려 혼자 하고 있던 쓸데없는 걱정은 사라졌다. 일부 공유된 자료를 통해 간접적으로 그들의 크리에이티브를 판단하기보다 직접 현장에서 고민과 맥락을 들여다보니 어떤 부분에서 나와 비슷하고 어떤 부분에서 다르게 생각하는지 조금은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이전에 내가 생각했던 것 과는 다르게 오히려 '비슷한 방식으로 고민을 하고 있구나...' 하는 부분에서는 내가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이 그렇게 틀리지 않았구나라는 위안과 안도감이 들었고,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에서는 '아! 이런 방식으로 차별점을 만들어가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What is Creative?

예전 회사 대표님이 두 가지 방향의 크리에이티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꽤 오래전 기억이라 정확한 설명이 아닐 수 있다. 기존 세상에 없던 새로운 볼펜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크리에이티브의 한 방향은 홀로 산속에서 골똘히 새로운 볼펜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고, 다른 한 방향은 세상에 나와있는 모든 볼펜을 모아서 비슷한 유형, 다른 유형 등으로 그룹을 만들어 비교해가며 차별성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어느 방향이 정답인지 정확하게 알 순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완전하게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만든 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비슷한 것도, 다른 것들도 모두 알고 있어야 새로운 길도 찾을 수 있고 그 길이 새롭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굳이 나 혼자 의미 없이 선을 긋거나 보이지않는 벽을 만들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추가로 나와 가장 다르다고 생각한 부분은 ‘용기’였다. 전채리님의 '클라이언트, 고객 관점에서 생각하고 이야기해야 한다'는 생각에 완전히 동의한다. 하지만 나는 프로젝트 방향과 다르다면 디자인은 오히려 시각적으로 멋지거나 조형적이진 않아도 좋다는 주의다. 전채리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인과 조형은 꼭 챙겼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이 말이 디자이너의 ‘태도‘적인 부분 보다 디자이너들에게 같이 ‘용기’를 내자는 의미로 받아들여졌고, 디자인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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