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중의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와 얽힌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1. 낡거나 헌 물건을 고침
2.수선화.
어떻게 이 둘이 묶이나 싶지만 수선화의 꽃말은 자기애. 자존심이다. 그리스 신화 나르키소스에서 유래되었고, 호수에 비친 자기 모습에 반해 호수에 빠져 죽은 자리에 꽃이 피었다하여 유래되었다.
난 프라이탁 가방이 하나 있다. 어쩌다 29cm 한정판 추첨에 당첨되서 사게 된 색감이 예쁜 배낭느낌의 가방이다. 그런데 막상 왔는데 조금 작았다. 아예 매지 못할 정도는 아닌데 매면 가방이 작아보이는? 그렇다고 좋아서 내가 결정해서 샀는데 이걸 굳이 팔기는 싫었고 약간 이상한 포인트에서 나만의 묘한 고집을 부리는 경우 중 하나이다. 그 고집으로 그렇게 매고 다닌 지 5년이 되었다. 한번은 볼펜이 열린채로 가방 속에 들어가서 바닥이 다 망가지고 지퍼 있는데는 약간 헤졌는데도 고치며 매고 다닌다.
덜 어울려도 매는 건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 보단
그 색감이 좋아서 내 선택을 부정하기 싫어서 있다. 묘하게 내가 결정한 선택 속에서 어떻게든 수정하면서 수선하면서 살고 싶지 원천적으로 길을 틀고 싶지 않은 묘한 고집처럼. 그런거 보면 아내가 환불을 적극적으로 하고 선택을 초기화해서 대응하는 모습이 나와는 달라보이기도 한다.
자기애일까 자존심일까 어리석음일까. 수선의 꽃말과 수선의 의미가 연결되며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진짜 감정의 끝에서 그만을 외치더라도, 그렇게 내가 원래 했던 선택을 믿으며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게 그런 이유인가 싶다. 나를 사랑해서 내가 사랑하는 자리로 간다기보단 내가 했던 선택을 믿어서 끝까지 가보는?
그래서 일까. 맺고 끊음이 많고 끊었을 때 뒤돌아보지 않는다. 친구들은 왜 이렇게 다른 사람들을 밀어내냐 하는데 난 끝까지 믿다 아니다 싶을 때 안녕할 뿐이다. 인연에 미련이 없을 뿐.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그렇게 지나갈 뿐이다. 내가 믿은 사람은 그냥 고쳐가며 끝까지 이어갈 뿐이고.
끝이라는 말을 자주하지만 역설적으로 끝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도 마음 속에는 버리지 못한 미련이 있어서 일지 모른다. 아직까지는 이렇게 살고 싶다. 내일도 프라이탁 가방을 매고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