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생활 Ⅱ
필리핀 우리 집에는 코코넛 나무가 2그루 있는데, 따가아따이 묘목시장에서 아주 조그마한 묘목을 사다 심어놓은 것이 어느새 하늘을 가릴 만큼 자라서 해마다 탐스러운 열매를 주렁주렁 맺는다.
하나는 골드코코넛이라서 열매 색깔이 노오란 금색이고, 또 하나는 하이브리드 코코넛이라고 개량종인데 열매가 무척 크고 단맛이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하이브리드 코코넛은 일반 코코넛 묘목보다 가격이 몇 배 더 비싸다.
오늘은 어느 정도 자란 열매를 따서 물김치를 담가보려고 하는데 모아놓으니 제법 양이 많다. 예전에 펜스 밖 울창한 수풀을 제거하려고 사놓은 정글도를 꺼내서 열매의 한쪽 부분을 자르는데 칼이 잘 들지 않아서 힘이 많이 들어간다.
코코넛 뚜껑을 자를 때는 힘과 각도 조절이 중요한데 잘못 내리치면 안에 든 물이 다 새어나갈 수도 있고, 칼이 엉뚱한 데로 빗나가서 크게 다칠 수도 있다.
조심 또 조심!!!
코코넛 안에 든 물을 '부코(buko) 주스'라고 부르는데 천연 포카리스웨트 성분으로 달짝지근하면서 갈증 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한 껍질 안쪽에 붙어있는 하얀 과육을 긁어먹으면 고소한 버터맛이 나면서 아주 맛있다. 이 과육을 초고추장에 찍어먹으면 오징어회와 똑같은 맛이 난다. 믿거나 말거나~ ㅎㅎ
하나씩 잘라서 '부코주스'를 모아보니 큰 통으로 하나 가득 차고도 남아서 텀블러에도 담아놓았다. 여기에 배추, 오이, 당근, 양파, 마늘 등을 잘라 넣으니 건강에도 좋은 훌륭한 물김치가 완성되었다.
캬~ 진짜 맛있겠다.
앞으로 매 식단마다 물김치가 자리를 잡고 우리의 입맛을 살려줄 것이다.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 국물을 한 모금 들이키면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릴 것 같다. 잠시의 노동으로 며칠간의 행복을 얻었으니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이다.
다음번에는 새콤달콤한 구야바노 웰컴드링크와 매콤 쌉싸름한 망고김치에 도전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