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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긴겨울 Jul 23. 2016

어디서나 열심히 일하는 (대부분의) 한국인,

놀 땐 더 열심히 논다는...

Jul.21/16


새로운 팀으로 갈 날이 일주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밀린 일도 많고, 새로 우리 팀에 오는 스푼에게 힘든 시작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서 계속 파일을 정리하고 처리하다 보니 오늘도 야근. (물론 '야근'의 의미가 한국과는 다르다. 난 오늘 무지 늦게까지 야근하고 저녁 6시 45분에 퇴근했다. 한국의 야근은 몇 시가 기준인지 몰라서 생략.)


우리 회사에는 한국인이 세 명 있다. 그중 두 명은 날 포함해서 대한민국 여권을 가지고 있고, 한 명은 한국인이라 말하지만 캐나다 국민. 정확하게는 '우리 회사에는 한국인이 두 명이 있고, 한국어 가능자는 세 명이 있다'라고 말해야 한다.

그 한국인 두 명인 나와 젬스씨의 책상은 우연히도 서로의 옆에 위치하고 있다. 


오늘은 햇살이 눈부시고 마음이 여유로운 즐거운 목요일, 늦게까지 남아서 일하는 사람도 없는 적막한 사무실.. 이번 달을 끝으로 우리 회사 파트너에서 다른 회사의 밴쿠버 책임자로 넘어가는 데변(앗! 이름이 데런인데, 변호사를 뒤에 붙이니 어째 저런 이름이 되었네;)이 스변에게 가서 수다 떨기 시작한다. 


FYI- 스변은 야근 많이 하는 일중독 변호사이자 내가 다음 달부터 같이 일하게 될 변호사. 


데변은 놀라며 말을 한다. 이 시간(그때가 저녁 6시쯤)까지 남아있는 사람은 젬스와 겨울이 밖에 없어, 저 한국인들은 진짜 일중독인가, 우리 한국인을 더 채용해야 해, 일도 잘하고 열심히 하고.. 등. 본인이 다른 펌으로 가면 한국인 채용부터 할 거라는 말을 덧붙인다.


맞는 말이다. 나도 이민생활 10년 차, 다양한 곳에서 많은 사람들과 일해봤는데 확실하게 한국인이 똑똑하게 일을 잘한다. 물론 안 그래서 '요새 애들은 다 저런 걸까' 하는 의구심을 나에게 안긴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정말 같이 일하기 좋다. 똘똘하고 한번 설명하면 잘 알아듣고 게다가 눈치도 빨라서 일하는 동료 환영이다.


그런데 또, 한국인 동료들은 술도 잘 마신다. 못 마셔도 술자리에 잘 앉아있는다. 문화 때문인가 습성 때문인가 씁쓸해하며 슬퍼해야 되는 걸까 아니면 그냥 넘겨도 되는 사실일까 잘 모르겠지만, 한국인들은 일도 열심히 하지만 술도 끝장나게 잘 마신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건 사실이다. 


밖에 나와 있으니, 나의 이미지가 나라를 대표한다는 것이 얼추 맞다. 거창한 말이지만, 사실이다. 나만해도 한 명의 스페인 사람과 같이 일해보고, 으- 저나라 사람들과는 다시는 같이 일하기 싫다 하고 말한 적이 있으니.


그런 사명감을 안고 오늘도 즐겁게 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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