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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긴겨울 Jul 31. 2016

그립다, 친구/가족들과 즐기던 맛있는 떡볶이

그립다구! 그렇다구..

무슨 음식이든 혼자 먹으면 맛이 덜하지만, 나에게 '떡볶이'는 특히 누군가와 함께 먹어야 하는 또 함께 먹고 싶은 음식이다. 초, 중, 고 학창 시절 또 대학생활 내내 친구들과 먹던 기억과 유년시절 휴일에 엄마가 우리 삼 남매에게 해주던 추억이 얽혀있는 음식이기 때문일 거다. 맛이 아닌, 그 지난 시간을 먹는 기분이랄까. 이게 말이 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나이가 드니, 친구들이랑 즐겁게 얘기하며 떡볶이를 먹는 게 힘든 상황이 많아졌다. 일단 아직까지 밥 차려줘야 되는 유아동들의 엄마라는 위치에 있는 친구들이 대부분이고, 또 밖에서 어쩌다 만나서 밥을 먹어도 떡볶이를 먹기보다는 음식점에 가서 식사를 하다 보니 떡볶이는 이제 '나 혼자서 즐겨야만 하는' 음식이 되어버렸다. (신랑이 떡볶이를 안 먹어요. 흑흑)


지난해까지는 혼자 떡볶이를 해서 먹어도 맛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아서 그리움이 더 심해졌었다. 그런데 올해, 연습을 많이 해서 맛이 좋아진 건지 아니면 나 스스로의 마음이 단단해져서 웬만한 그리움은 괜찮게 극복할 수 있는 건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가끔 향수병이 올라오면 뚝딱뚝딱 만들어서 홀로 맛있게 떡볶이랑 추억을 함께 곱씹을 수 있는 단계가 되었다.


햇살 좋은 일요일, 점심밥으로 떡볶이와 탄산수 그리고 커피

이렇게 가끔 주말에 혼자 한 그릇 해서 먹으면, 신기하게 호랑이 기운까지는 아니지만 한주를 버틸 수 있는 힘이 솟아나는 기분이다. 이런 추억의 음식이 있어서, 또 그걸 내가 해먹을 수 있어서 감사한다. (내 추억의 음식이 추어탕, 순댓국, 곱창 막 이런 거였다면.. 못해먹고, 이곳에서 사 먹기도 힘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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