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 Petersburg, Herimitage Museum
나는 고고학자이다. 또한 미술을 사랑한다. 특히 고흐, 피카소 같은 작가들의 그림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여행을 가면 꼭 그 도시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들리곤 한다.
이번엔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에르미타주 박물관이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원래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의 겨울 궁전이었다고 한다. 예카리나 2세가 미술품을 수집하고 이곳을 개인 미술관으로 활용하는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박물관 자체가 예술이다. 옛 왕조의 번영을 보여주듯, 에메랄드 빛 외관이나 금으로 칠갑한 내부 인테리어, 심지어 공작으로 만든 시계도 금이고, 도자기도, 가구도, 심지어 숟가락도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이 겨울 궁전(구관)과 그 맞은편 The General Staff Building(신관) 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좀 떨어진 곳에 맨시코프 궁전과 황실 도자기 박물관도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브랜치이다.
입장료에 이 4곳이 모두 포함이지만,,, 하루에 이들을 다 보려면 엄청난 체력과 인내심이 요구되니 주의를 바란다.
나는 저질 체력의 소유자이자 '너무 많이 모든 것을 볼 필요는 없다' 주의로 구관과 신관만 둘러보았다.
나는 박물관을 볼 때 보고 싶은 것 위주로 본다. 둘러보며 걸어가다 내 관심을 끄는 것만,,, 그렇게 둘러봤는데도 구관 4시간, 신관 2시간이 걸렸다.
겨울 궁전의 방이 1,020개 이고, 소장품은 300만 점이 넘어 한 가지를 1분씩 보더라도 5년이 넘게 걸린다니...
겨울 궁전(구관) 1층에는 구석기부터 중세까지 석기, 토기, 동전, 각종 무기 등등 유물들이 모여 있다. 시베리아뿐 아니라 이집트나 알타이, 로마 등의 유물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해외의 여러 박물관을 다녀보면 항상 미라나 그 관이 전시되어 있는데, 지금 이집트 피라미드 안에는 과연 몇 개나 남아 있을까.. 늘 씁쓸한 마음이 든다.
겨울 궁전 2층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리타의 성모' 램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등 유명한 미술작품들을 볼 수 있다. 종교화, 초상화, 풍경화,,, 너무 많아 피로가 몰려온다면 발길 닿는 대로 무작정 걸어도 좋다. 왜냐하면 그곳이 바로 겨울 궁전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방방마다 세상에 이런 곳이 다 있나 싶을 정도로,,, 정말 예술을 사랑했던 나라이구나.. 새삼 무뚝뚝한 러시아 사람들의 과거를 돌아보게 한다.
인상파 작품들을 보려면 신관(The General Staff Building)으로 가야 한다.(내가 이것을 먼저 알았더라면 여기부터 갔을 텐데,,, 구관을 먼저 보고 넘 지쳐서 간 게 조금 아쉽다)
주요 작품들은 3층에 있다. 고흐, 고갱, 폴 세잔, 클로드 모네, 피카소, 마티스,,, 그리고 러시아 작가 칸딘스키까지.. 방방마다 노다지들이 가득했다.
그중에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앙리 마티스의 '댄스'
이게 왜 여기 와 있는가? 프랑스 작가, 앙리 마티스(1869~1954)는 우리나라로 치면 조선시대 말~해방 직후까지 활동했던 작가이다. 세계 대전을 2번이나 겪었지만 그림은 너무 밝고, 역동적이며, 희망에 차 있다. (야수파라 한다지..)
마티스의 그림은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20세기 초 러시아의 사업가 슈 추킨 이 그의 그림에 반해서 주문한 것이라 한다. '댄스'는 그의 자택에 걸려 있었는데, 러시아 혁명 때 몰수 당해 여기 에르미타주에 와 있는 것이라 한다.
마티스는 변호사 사무관으로 일하다 크게 아픈 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나이가 들어 암 수술을 한 후에도 휠체어에 앉아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마티스 그림을 보고 있자니, 무언가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받는 것 같았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방문팁]
- 입장료 700 루블(약 13,000원/매월 첫째 목요일 무료, 국제학생증, ICOM 카드 무료)
- 월요일 휴관(시간은 달라질 수 있으니 확인하고 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