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V&A에 사는 호랭이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

by 신이나

따뜻한 봄날,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Victoria & Alburt Museum)에 갔던 기억이 난다.


빅토리아 여왕과 그의 남편 앨버트공의 이름을 딴 이 박물관은 V&A로 자주 불리며, 영국 박물관(British Museum), 테이트 모던(Tate Modern) 등과 함께 영국인과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박물관이다.

미술작품과 가구, 공예품들, 각 나라에서 온 진귀한 유물들(우리나라 유물도 있고),, 눈이 호사스러운 전시품들로 가득하다.


박물관 건물 중정 안의 정원에는 인공 호수(?)같은게 있는데, 이곳에 앉아 봄날의 따스한 햇살과 바람, 하늘을 보는 것도 참 좋았다.

그 날 내 눈을 사로 잡은 것은 바로 이 "호랭이",

정말 커다란 호랭이(길이 172cm)가 사람을 잡아먹고 있는 것 같다. 나무로 만들었는데, 호랭이 왼쪽 다리 위에 손잡이를 돌리면,,, 세상에 이게 소리도 나고 밑에 깔린 사람 팔이 살려달라고 왔다~갔다~ 한다고 한다. 호랭이 몸통에 있는 직사각형의 길쭉한 판을 열면 그 안에 파이프 오르간이 있어 그걸 또 연주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얼매나 신통방통한 물건인고!



이것은 바로 Tipu's Tiger,

옛날 옛날(재위 1782~1799년, 그렇게 옛날은 아니네..) 인도 마이소르(Mysore) 왕국에 '티푸'라는 술탄(통치자)이 있었다. 그때 영국은 인도에 동인도회사를 설립하고 무역을 독점하며 인도를 자신들의 식민지로 잠식해 가고 있었다.

그때 티푸는 탄압과 전쟁을 일삼는 영국군에 대한 증오가 있었다. 자신의 아들 둘도 볼모로 잡아갔다. 그 때 만든 것이 바로 이 호랭이이다. 티푸는 이를 보물처럼 아끼며 손님들에게 자랑하곤 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결국 영국과의 전쟁 끝에 티푸 술탄은 죽음을 맞이했고, 이 호랭이가 전리품으로 영국에 넘어온 것이라 한다.

18세기 후반에 만든 것인데, 아이디어도 좋고 기능도 기상천외하면서 만든 사람의 의도가 잘 녹아 있는 귀중한 작품이다.

티푸가 이렇게 자신의 보물이 영국에 와 있는 걸 알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일이지만, 끝까지 저항한 그의 호랭이같은 용맹함에 나는 박수를 보낸다.


https://youtu.be/hhIIEv5Rt9g

티푸 호랭이에서 나는 소리 들어보려면 클릭~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 관람 Tip]

- 무료

- 월~일 : 10시~17시 45분(금요일은 22시까지)



작가의 이전글쌍트 페테르부르크와 푸쉬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