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워터(OW) 교육 1일 차 #2

중년의 스쿠버다이빙 도전기

by 최옥찬

스쿠버다이빙 1일 차(feat. 필리핀 보홀 디퍼 다이브 센터 with 세이 강사. 01.09.2020)


오픈워터(OW) 교육 1일 차 #2

수영을 마친 후에 우리는 드디어 다이빙 슈트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아까 연습하고 준비했던 다이빙 장비를 착용했습니다. 그런데 순간 내가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신체적 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숨쉬기가 답답해졌습니다. 다이빙 슈트와 마스크 때문에 호흡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답답함이 느껴졌습니다. 다이빙 슈트는 내 몸에 바짝 달라붙어서 온 몸을 조여 왔습니다. 특히, 내 가슴 부분을 압박하는 듯해서 답답하고 불편했습니다. 실제 다이빙을 할 때 사람들을 보니 다이빙 슈트의 상의를 벗어서 내리고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이빙 슈트를 나만 답답하게 느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다이빙 슈트의 답답함을 넘어 숨을 쉬기 어려운 공포로 몰고 가는 것이 마스크였습니다. 다이빙 마스크는 수영 물안경과 다르게 코를 완전히 가립니다. 나는 수영을 오래 했기 때문에 입으로 숨을 들이쉬고 내뱉는 것이 익숙합니다. 그럼에도 코를 막아버리는 마스크는 너무 답답하게 느껴져서 숨을 쉬기가 힘들었습니다. 자꾸 코로 숨을 쉬고 싶어 졌습니다. 그런데 마스크가 코를 막아서 코로 숨을 들이시지 못하니까 호흡곤란을 느꼈습니다. 아무리 크게 한 숨을 쉬어도 마스크고 코가 막혀있어서 코감기에 걸려서 코가 꽉 막혔을 때의 답답함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감기 중에 호흡이 답답한 코감기를 가장 싫어합니다. 그래서 코감기가 걸리면 바로 병원에 갑니다.


나는 생전 처음 다이빙 장비를 하고 3m 깊이의 물속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다이빙 슈트와 마스크 때문에 물밖에서도 숨을 쉬기가 어렵고 답답하니까 인간이 숨을 쉴 수 없는 물속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두려움을 극대화시켰습니다. 긴장을 많이 하다 보니 자연스레 숨을 깊게 들이쉬게 되는데 슈트가 가슴을 압박하고 마스크가 코를 막아서 시원하게 숨을 쉬지 못해서 더욱 힘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코를 막은 마스크를 자꾸 벗어버리고 싶었습니다. 물론 입으로만 숨을 쉬어도 절대 죽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강한 정서적 반응과 함께 몸이 반응을 하고 있었습니다. 강사는 내 눈빛에 두려움이 가득 차고 몸이 긴장하고 있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나니까 내가 괜찮은지 물어보았습니다. 나는 강사에게 괜찮치 않다고 답하면서 숨 쉬는 것이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강사가 자신도 스쿠버다이빙을 처음 할 때 그랬다면서 나에게 천천히 해보자고 격려했습니다. 나는 호흡이 답답해서 자꾸 마스크를 벗으려고 했습니다. 강사는 내가 마스크의 답답함에 적응해야 한다고 하면서 계속 버티도록 했습니다.


오픈워터 교육 과정에서 익혀야 할 다이빙 기술들이 있습니다. 강사는 다이빙에 필요한 기술들이라고 하는데 펀 다이빙이 목적인 나는 힘들게 배워야 하는 기술들일까라는 회의가 들었습니다. 그런데 바다에서 다이빙을 하다 보니 실제 일어날 수도 있는 안전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들이었습니다. 하루는 다이빙을 하던 친구가 강사에게 수신호를 보내더니 강사에게 다가가 예비 호흡기로 바꿔서 입에 물고 5분간 안전정지를 한 후에 상승을 했습니다. 친구에게 어떤 상황이었는지 물으니 호흡을 하는데 갑자기 호흡하기가 어려워졌답니다. 공기통 게이지 상으로는 공기가 있다고 표시되는데 실제 공기량이 부족했었던 겁니다. 친구는 교육에서 배우고 익힌 기술 덕분에 위기상황을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중요한 스킬이 호흡기 바꿔 물기인데 3m 깊이 수영장에서 처음 시도할 때는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물속에서 입에서 떼기만 하면 죽을 것 같은 호흡기를 강사의 지시에 따라 마지못해 뺐다 물었다 했습니다. 이 스킬 외에 내가 가장 하기 싫었던 스킬은 마스크를 벗었다 다시 쓰기였습니다. 수영장 3m 바닥에서 이 기술을 연습할 때 마스크를 쓴 후에 코로 숨을 내뱉으면서 물을 빼내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코로 숨을 들이쉬었습니다. 그래서 코로 물이 들어와서 목으로 넘어가면서 기침이 났습니다. 그 순간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면서 강한 공포감이 밀려왔습니다. 강사가 옆에서 안절부절못하는 나를 진정시켜주었지만 그냥 물 위로 상승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런데 5m 깊이 바닷속에서 마스크 물 빼기를 하다가 바닷물이 코로 들어와서 그 진한 짠 물과 내가 서있는 깊이 때문에 더 무서웠습니다. 이후로 마지막 날 다이빙을 할 때까지 마스크에 물이 조금 차더라도 참고 다이빙을 했습니다. 마스크 물 빼기가 많이 익숙해졌었지만 코로 물이 들어가서 당황했던 경험 때문에 웬만하면 마스크 물 빼기를 하기 싫었습니다. 심지어 강한 자외선과 햇빛 때문에 바르던 선크림도 바르지 않았습니다. 강사가 선크림 때문에 마스크가 살짝 떠서 물이 들어갈 수도 있다고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오픈워터 교육 1일 차, 우리는 필리핀 보홀의 뜨거웠던 해가 사라진 후에도 한동안 차갑게 식어가는 수영장 물속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해가 지고도 물속에 오래 있다 보니 몸이 떨리면서 추위가 느껴졌습니다. 강사는 우리에게 오늘 밤까지 교육을 해서 마무리를 할지 아니면 내일 아침 7시부터 이어서 할지를 물어봤습니다. 그때 이른 아침부터 교육을 받던 청년들을 보면서 “어휴 힘들겠다”라고 말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도 그들처럼... 예외 없이 그렇게 하게 되었습니다.


첫날 과도한 긴장과 두려움 때문에 숨을 쉬어도 답답하고 손이 떨리기도 하는 신체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마스크로 코를 막고 호흡하는 답답함을 견디고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여기 오기 전에 심신이 지치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인지 생각지도 못하게 몸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험을 했던 것 같습니다. 마치 공황이 나타나는 듯한 증상 때문에 나 자신도 무척 당황스러웠습니다. 내 두려움과 힘듦을 표현할 때마다 친구와 강사가 충분히 배려해주고 기다려줘서 견디어낼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세이 강사가 내 상태를 계속 체크하면서 도와준 덕분에 첫날 교육 과정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