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스쿠버다이빙 도전기
스쿠버다이빙 2일 차(feat. 필리핀 보홀 디퍼 다이브 센터 with 세이 강사. 01.10.2020)
오픈워터(OW) 교육 2일 차 #1
어제 오픈워터 1일 차 교육을 마치고 난 후에 몸과 마음이 완전히 방전되었습니다. 그래서 어젯밤에 강사가 내주었던 PADI 교재의 과제는 아예 할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책을 볼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9시 즈음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나는 아주 깊이 푹 잠을 자고 싶었습니다. 잠을 잘 자는 것이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친구는 어느새 잠이 들어서 코까지 골면서 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잠이 쉽게 들지 않았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너무 자고 싶은데 잠이 잘 들지 않는 상태로 침대에 누워있었습니다. 나는 몸이 너무 피곤할 때면 몸살이 난 듯이 오히려 잠이 잘 들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시간이 흐르는 대로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는데 집중했습니다. 친구의 코골이가 청각을 자극하고 수영장 라이트가 시각을 자극해서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새벽 4시 즈음 눈이 떠졌습니다. 당황스러웠습니다. 좋지 않은 컨디션 때문에 다이빙 교육이 걱정되었습니다. 친구는 여전히 코를 골면서 깊이 잘 자고 있었습니다. 내 컨디션이 회복되려면 잠을 더 자야 하는데 자꾸 각성이 되었습니다. 속상했습니다. 게다가 새벽 4시 즈음부터 센터 주변 동네에 닭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수많은 닭들이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잠이 다시 들기가 어려웠습니다. 화가 났습니다. 끊임없는 닭소리에 청각은 점점 더 예민해지고 신경은 날카로워졌습니다. 가능하다면 닭 모가지라도 비틀어서 울지 못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다음 날 동네를 구경하면서 보니 닭을 풀어놓고 키우는지 닭들이 상당히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다이빙 교육을 위해 잠을 더 자야 한다는 생각으로 잠을 억지로 청했습니다. 간절했습니다. 그러면서 잠이 잠시 들었다가 다시 깨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6시 즈음 일어났습니다. 찌뿌둥한 몸을 깨우기 위해서 온수로 샤워를 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묵직한 몸을 스트레칭을 하면서 풀었습니다. 7시 10분 전에 교육받을 수영장으로 갔습니다. 다이빙 슈트를 입고 장비를 준비했습니다. 어제저녁까지 수영장에서 교육을 받다 보니 30도까지 오르는 필리핀 날씨가 무색할 정도로 한기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강사가 알려준 대로 보온을 위해 다이빙 슈트 두 개를 겹쳐서 입었습니다. 그랬더니 몸이 더 답답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막상 다이빙 장비를 착용하고 나니 다시 긴장이 되었습니다. 긴장을 하니 숨이 잘 안 쉬어지는 것 같은 가슴의 답답함이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적응이 잘 안 되는 코를 막는 마스크가 답답함을 더 가중시켰습니다. 어제 경험해보니 물에 들어가면 슈트가 물에 젖어서 좀 편해지기는 합니다. 아침에 첫 다이빙 입수를 준비할 때는 답답함이 많이 느껴져서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어제 처음 다이빙 입수할 때의 불안감보다는 조금 덜했지만 불안감도 여전했습니다.
내가 긴장을 많이 하다 보니 가슴이 더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물속에서도 그랬습니다. 호흡기로 숨을 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답답한 신체적 느낌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숨을 가쁘게 크게 몰아쉬었습니다. 수영장에 들어가서 다이빙 교육을 받다 보면 30분 정도 물속에 있게 됩니다. 강사가 교육생들의 남은 공기를 계속 체크하면서 물속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을 계산합니다. 나는 교육을 마칠 때마다 공기통의 남은 공기를 확인했습니다. 공기 소모량이 친구보다 더 많았습니다. 내가 공기를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친구와 차이가 많이 나서 당황스러웠습니다. 강사는 물속에서 숨을 참지 않고 계속 호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주면서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주었습니다. 나는 입수하기 전의 모습이나 공기 소모량 차이를 보면서 친구가 담력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내가 겁이 많기는 합니다.
언제 끝나나 싶었던 아침 교육을 마치고 나니 9시 즈음되었습니다. 그 사이 수영장 주변에는 펀 다이빙을 하러 바다로 나가는 그룹들이 모여서 출발했습니다. 아마 강사의 예정대로였다면 우리도 9시에 바다로 나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다이빙 스킬을 다 끝마치지 못해서 교육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훈련했던 다이빙 스킬이 물속에서와 수면에서 BCG를 벗었다가 다시 입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잘 안되어서 시간이 꽤 오래 걸렸습니다. 심지어 강사와 친구의 갈등도 있었습니다. 기자로서 논리가 발달한 친구는 강사의 교육 방법을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몸이 발달한 사람과 머리가 발달한 사람의 차이에서 오는 교육 방법에 대한 갈등이었던 것 같았습니다. 나도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펀 다이빙이 목적인데 이렇게 어려운 스킬을 쓸 일이 있을까 싶어서 강사에게 꼭 해야 하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강사는 PADI 자격 교육 과정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이빙 교육 센터를 찾을 때 여기가 FM 교육으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나도 힘들고 친구가 화가 나는 것을 보니 내가 꼭 그래야 했나 싶은 후회도 들었습니다. 오픈워터 교육은 강사가 어느 정도 도움을 주면서 과정을 패스할 수 있도록 합니다. 다이빙 스킬을 반드시 마스터해야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성이 발달한 친구는 일단 머리로 이해도 잘 안 돼도 몸도 잘 안 따르는데 강사가 스킬 시범을 한번 보여주면서 설명하고는 바로 해보라고 하는 교육 방법에 화가 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스킬을 한 후에 강사가 많이 도와주니까 적당히 해보라고 친구를 살살 달랬습니다. 왜냐하면 친구는 휴가를 같이 간다고 아무 생각 없이 왔는데 예상치 못한 너무 힘든 다이빙 교육 때문에 ‘이게 휴가냐’라는 불만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