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스쿠버다이빙 도전기
스쿠버다이빙 2일 차(feat. 필리핀 보홀 디퍼 다이브 센터 with 세이 강사. 01.10.2020)
오픈워터(OW) 교육 2일 차 #2
수영장에서 교육을 마치고 나오니 9시가 넘었습니다. 바다에 나가야 해서 서둘러 아침을 먹었습니다. 나는 7시부터 시작한 수영장 교육으로 이미 지쳐버린 상태였습니다. 바다에 들어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습니다. 아침밥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만약 이후 교육만 없다면 실컷 먹고 누워서 푹 쉬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바다에 들어가기 위해 이 고생한다는 생각으로 지친 마음을 다독여서 의지를 끌어올렸습니다.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보충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소화가 잘 되도록 꼭꼭 씹어서 밥을 조금 먹었습니다.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마쳤습니다. 먹다 보니 더 먹고 싶었는데 참았습니다. 왜냐하면 가뜩이나 긴장하고 있는 몸인데 조금이라도 배불리 먹어서 속이 불편해지면 호흡하기 힘든 답답함을 더 가중시킬 것 같았습니다.
개방수역 바다 교육 시작
우리는 10시에 수영장 앞에 다시 모였습니다. 센터에서부터 다이빙 슈트를 입었습니다. 강사의 조언대로 슈트를 가슴 윗부분까지 다 입으면 너무 답답하니까 허리에 둘렀습니다. 강사를 따라 바다로 걸어서 나갔습니다. 센터에서 바다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입니다. 이미 기온이 30도까지 오르게 한 태양빛이 강열하게 내리쬐고 있었습니다. 강사가 작은 스피커를 목에 걸고 신나는 음악에 리듬을 타면서 걸어갔습니다. 바다로 걸어가는 길에 만나는 이국적인 풍경과 경쾌한 음악 소리가 더해져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해안가에 도착하니 작은 보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다 저 멀리에 있는 방카까지 이동하는 보트였습니다. 보트를 타고 잠시 이동해서 정박하고 있던 방카에 올라탔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출발했던 펀 다이빙 그룹은 다이빙 입수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개방수역인 바다에서 PADI 오픈워터 교육을 받기 위해서 바다로 나온 것입니다. 강사가 바다에서 교육을 진행한다고 했을 때는 바다로 걸어 들어가서 적당히 깊은 곳에서 다이빙 교육을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드넓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에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지만 바다 밑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니 아찔하기만 했습니다.
방카에서 내려다보니 바닷물이 너무 맑아서 바다 밑바닥까지 보였습니다. 뛰어 들어가면 발이 금방 닿을 듯 깊이가 얼마 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강사에게 수심을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바닥이 보이는 곳 수심이 5~6m 정도 된다고 했습니다. 바닥이 보이는 곳이 그 정도면 잘 보이지 않는 곳은 깊이를 가늠할 수가 없는 곳이었습니다. 바다에 들어가서 결국 보게 되었는데 월(Wall)이라고 하는 절벽이 있습니다. 월은 높은 산에서 볼 수 있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같습니다. 그래서 방카에서 물밑 바닥이 보이는 곳 바로 옆인데도 바닥이 보이지 않는 곳이 있었던 것은 절벽을 경계선으로 해서 수심 차이가 급격하게 나는 것이었습니다. 바다를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물빛이 다르게 보이는 이유가 수심 차이라는 것을 지식적으로 알고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바닷속에 들어가서 내 눈으로 직접 보니까 자연의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강사는 오늘 우리가 오픈워터 해양실습으로 3회 다이빙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우리가 다이빙하는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서 디브리핑을 한다고 했습니다. 방카에서 입수하기 전에 강사가 다이빙 포인트에 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입수 후에는 바다 밑으로 내려가서 수영장에서 연습했던 다이빙 스킬을 다시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영장과 바다에서의 다른 점을 알려주었습니다. 바다에서는 부력 때문에 더 편하게 뜰 수 있고 물을 먹으면 매우 짜다는 당연한 내용이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너무 긴장한 탓에 너무 진지하게 들어버렸습니다. 강사의 설명이 끝난 후에 슈트를 다시 입고 다이빙 장비를 체크하고 착용했습니다. 수영장에서 교육받으면서 긴장감은 많이 줄어들었는데 막상 바다에 들어갈 생각을 하니 다시 긴장이 되었습니다. 수영장과는 차원이 다른 바다에 들어가려니 겁도 났습니다. 저 드넓은 바닷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도 없고 깊이가 얼마나 되는지 가늠할 수도 없는 깜깜한 무지에서 오는 공포감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어떤 것에 호기심이 생기면 즐거이 도전을 했습니다. 그래서 캐나다의 높은 절벽에서 번지점프를 할 수 있었고, 케냐의 오지에 들어가서 야외 취침을 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활동에 대한 호기심에 도전하는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렇다고 그때에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바다로 들어가기 전에 느끼는 두려움과 공포감까지는 아니었습니다. 그때와 다르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더 강하게 느끼는 중년이 되어서 그런 것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