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 정말 괜찮은 걸까요?
저는 괜찮아요, 아무렇지 않아요, 이미 익숙한걸요, 그러려니 해요, 이 또한 지나가겠죠.
- 말씀과 달리 표정은 다른 느낌이 전해져요.
... 그냥 시간에 맡기면, 자연스럽게 나아져요.
-그렇게 버티고 계시는 시간은, 본인에게 어떠한가요.
씁쓸한 미소, 떨구는 시선. 책상 밑의 바닥에는 아무런 무언가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한참을 응시한다. 괜찮음을 학습한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거짓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것은 괜찮지 않음을 받아들이면, 내가 불편한 감정이 사실이 될까 봐에서 오는 두려움이다. 사실이 되면, 나는 그 불편함을 대처해야 하지만 그 불편함을 대처해야 할 방법을 모른다. 알아도,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 얼어버리는 나의 모습을 마주하기 싫어서일 수도 있다.
질리듯 웃는 사람이 있고, 기대하지도 않는다는 마음으로 쓰게 웃는 사람이 있다. 그 불편함이 그들에게 상당한 에너지를 쏟게 했나 보다. "내가 참 힘들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전에, "나는 괜찮다"라는 말로 포장하기 바쁘니 말이다. 참으로 섬세한 사람들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본인의 힘든 점을 말하기가 어려워 "정당한 방법" 토해내고자 이곳을 두드렸으나, 또다시 말을 이내 삼키니 말이다. 그들의 마음을 긁어내어 담아지도록 하는 것도 나의 몫이지만, 그들이 시간에 맡겼을 때의 혼란스러운 감정과, 그것을 진정시키기 위해 겪었을 마음의 고초는 이루 말할 수 없었으리라.
본인의 힘듦이 누군가의 짐이 되거나, 폐가 되는 것을 꺼리는 그들의 고요한 배려이다. 그 배려를 존중하는 반응을 건네면서, 포장 어린 거짓말을 솎아내는 것은 꽤 많은 기민함을 요구한다. 하루는, 본인의 상황이 다 나아졌다며 방긋 미소를 짓는 웃음을 만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어딘가 비어 보였다. 마스크가 아닐까? 그래서 그 웃음을 한 번 들어내려 마음을 쓰다듬은 순간, 파편이 되어 흩어진 웃음은 눈물만을 남긴 채 상담실을 가득 채웠다. 선생님께 짐이 될까 봐 이야기할 수 없었다고 고개를 떨구었을 때, 나도 함께 죄인 된 마음으로 고개를 떨구었다. 당신에게 안전한 사람이 되지 못한 나의 잘못이다.
거짓말의 온기는 진실과 묘하게 다르다. 이질감이 느껴진다. 평소와는 다른 그 이질감을, 우리는 모두 느끼지만 굳이 건드리지 않는다. 그들에게 사정이 있었겠거니, 사실과 다른 언어로 자신의 마음을 덮는 이유가 있겠거니-라고 생각하며 이해한다.
하지만 그들의 거짓말을 한 번 들춰볼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마음껏 기대어도 되는 감정의 놀이터가 마련되지 않았었을까? 그들에게 한 번쯤은, 징징대도 괜찮은 순간이 있었으면 좋으니까 말이다. 괜찮지 않다고 말해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자리, 그 경험. 더 이상 삼켜지지 않고 밖으로 나올 때 비로소 느껴지는 안정감과 수용.
그렇게 굳이 괜찮은 사람이 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그들에게도 있었으면 한다. 오늘도 안전한 쉼터가 되는 공간이 전달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