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가 3040에게 가르쳐 주지 않았던 부동산 이야기
지금 살 타이밍이야? 어디를 사야 해? 어떤 아파트가 좋아?
부동산에 관심을 가진 이후, 타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가장 먼저 듣는 질문이다.
부모님도 학교에서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아파트를 살 때 필요한 다섯 가지 원칙을
'브랜드 마케터' 관점에서 풀어나가 보고자 한다.
(1) 신상은 항상 옳다!
샤넬은 매년 신상품을 내놓을 때마다 야금야금 가격을 올린다. 고객은 샤넬은 오늘이 제일 저렴하다는 심경으로 구매를 한다. 역시나 이번에도 무난하게 완판이다. 샤넬의 브랜드력과 그 브랜드가 만들어내는 신상품에 대한 기대감이 꾸준한 가격 상승에도 그 가격의 상승률을 무뎌지게 하는 힘이 아닐까 싶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아파트 역시 소비재이자 사치재이다. 건설사는 야금야금 일반분양가를 높인다. 그래도 완판 된다. 미분양이 나도 어느새 누군가가 그 물량을 소진한다. 그리고 Premium이 붙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서 후회한다. 대단지도 아니었는데, 언덕이었는데, 정비도 안된 지역인데 거기가 대체 왜?
이것이 바로 '신축 아파트'의 힘이다. 신상은 항상 옳다. 새 것은 매력적이고 편리함을 주며 깔끔하다. 새 것이 주는 쾌감. 그 쾌락을 누리는 데 있어 아파트도 예외는 아니다. 아파트 역시 제품과 다르지 않게 개인의 욕망을 담은 소비재이며 감가상각 되기 때문이다.
집 하나 사서 20-30년간 주구장창 살며 재건축을 노리던 부모님 세대와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주변을 돌아보라! 우리 주변의 20-30대가 원하는 곳은 모두 유사하지 않은가? 옥수-공덕-잠실 그리고 서울의 뉴타운들. 모두 새 것에 살기를 원하는 20-30대의 욕망이 반영된 작품이다.
신상의 특징 하나 더! 신축은 항상 지역에서 가장 높은 값어치를 받으며 인정받는다. 즉 가격 천장이 없다는 것은 시세가 뻗어나가기 좋은 조건이라는 뜻이다. 이런 신상은 하락기에도 구매 대기 수요자들에게 일 순위의 대체제가 될 것이다.
(2) 잘 모르겠으면 대표 상품을 사라!
브랜드마다 매년 여러 라인업을 출시하지만, 어느 브랜드든 그 브랜드를 있게 한 대표 상품이 있다. 대표 상품은 때로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대변하기도 하고, 브랜드의 흥망성쇠를 결정짓기도 한다.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브랜드 대표 상품!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미비하고, 잘 모르겠을 땐 이러한 각 브랜드의 대표 상품을 구매하면 중박은 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브랜드력을 지닌 대표 지역은 어디일까? 바로 강남이다.(협의의 의미는 서초까지, 범위를 넓혀 보면 송파까지 포함) 부동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고민이 언제 강남으로 입성해야 하나, 언제 강남으로 갈아타야 하냐...이다. 먹이사슬 가장 윗 단계에서 포식자가 되어 수요를 무궁무진하게 빨아들일 수 있는 것이 바로 대표 지역의 힘인 것이다.
물론, 여기서 혹자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 복잡하고 매연 많은 강남 난 별로던데... 굳이 그 돈 주고 가성비 떨어지게 거기 살아야 하나?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을 놓쳤다. 부동산은 (투자 목적이 1%라도 개입된다면) 내가 좋아하는 곳 보다 일반 대중이 선호하는 곳이 상승기에 더 많이 오른다는 사실이다.
필자 역시 같은 생각을 했었다. 굳이 강남을 갈 필요는 없는데, 거긴 내 수준이 못 미치는 것 같아. 가서 허덕일 것 같아. 그리고 필자는 여전히 강남 입성을 하지 않았다. 엄밀히 말하면 하지 않은 게 아니라 하지 못한 것이다. 왜냐고? 내가 가진 물건 1.5배 오를 때 강남은 2-3배 올랐으니까! 강남의 브랜드력, 강남을 향한 대중의 욕망을 읽지 못했기에, 우리 동네는 여전히 내 눈에는 좋지만 대중을 만족시키지는 못했던 것이다.
질투 섞인 볼맨 소리는 시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시야를 흐리게 한다. 시장을 긍정적인 시야로 보는 것, 왜 그 제품이 브랜드의 대표 상품이 되었나 분석하는 것에서부터 투자는 시작될 것이다.
아 참... 여기까지 읽다 보면 누군 강남 살 지 몰라서 강남을 추천하고 있나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필자 역시 그러하니까!
여기 그 사람들을 위한 가장 중요한 두 번째 원칙이 있다. '지역의 대장주=대표 브랜드, 대표 아파트를 사라' 동일한 지역에서도 그 지역의 시세를 리딩 하는 아파트가 있다. 연유가 학군일 수도 있고 신축일 수도 있고 개발호재일 수도 있고 그것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중요한 것은 지역 대장주의 시세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잠실의 엘스&리센츠(초중고 품아 단지), 옥수의 파크 힐스(교통), 분당의 수내동(학군)등 지역의 대장들은 위기에 강하고 기회에도 강하다. 대표의 힘! 잊지 말자.
(3) 어디선가 광고-홍보가 되고 있는 제품에 투자하라!
브랜드는 매년 특정 상품들을 잡아 광고를 한다. 광고를 하는 모든 상품들이 좋은가? 사실 모든 광고 상품들이 대표 제품이고 신상품이라고 볼 수는 없다. 광고를 한다는 것은, 그 제품의 파이를 그만큼 키우고 싶다는 광고주의 의지치가 담긴 결과이기 때문이다.
광고와 아파트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광고주의 의지처가 담긴 결과물이란 아파트에서 무엇일까? 필자는 그것을 정부의 의지치에 비유하고 싶다. 정부가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한 지역 또는 국토교통부의 철도 건설 계획이나 지하철 계획을 보라. 그 속에 답이 있다.
정부의 의지, 건설사의 자본이 만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 이때부터 우리는 언론을 통한 바이럴의 힘을 체감할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계획만 발표했을 뿐인데 그 기대감에 주변 지역이 들썩이기 시작하고 발 빠른 투자자는 지역을 선점하고 2차 바이럴을 확산한다. 대중은 2차 바이럴이 끝난 뒤에야 그 지역이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중요한 것은 이때도 늦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 힘써 주고 밀어 올리고 있기 때문에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라 하더라도 개발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호재가 가시화되지 않는 한 움직이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2차 바이럴이 끝난 뒤 들어가도 늦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다.
경기도라 되겠어?라고 생각했던 미사, 광교 등 신규 택지 지구가 200% 이상의 수익률을 올렸고 너무 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냐는 마곡은 천지개벽했으며, 하남시-성남시-서울시가 혼재돼 있고 교통이 안 좋다던 위례도 신도시로써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단 신규 택지 지구나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을 구매할 때도 위에서 말했던 1&2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 상승기는 누구나 달콤하지만, 하락기는 최악의 경우 내 물건을 받아줄 누군가는 필요하니까!
트렌드는 돌고, 택지 지구도 유행처럼 번졌다 사그라들기도 한다. 다음 이슈몰이를 할 부동산은 어디일까 생각해 보자. 그 해답이 달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GTX에 있지 않을까 감히 이야기해 본다. (사실 이미 많이 올랐다...)
(4) 리뉴얼되는 제품에 주목하라!
좋은 제품력을 가진 제품은 2세대-3세대 리뉴얼되어 출시되고 리뉴얼 이후에도 여전히 인기다. 우리는 같은 제품을 쭉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마케터는 지속적으로 리뉴얼을 시키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리뉴얼 제품을 신상이라 말하기도 하고, 광고도 하면서!
아파트에서의 리뉴얼은 무엇일까? 바로 재건축이다. 재건축이 돈이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쉽게 배팅할 수가 없다. 모두 실거주는 깨끗한 신축에서 살기 원하며, 20-30대에는 가진 자산이 충분하지 않아 신축 하나를 구매할 때도 은행과 손잡고 올인해서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한 재건축은 전세가가 저렴하고 역전세난의 우려가 있어서 갭 투자로도 적정한 도구가 아니다. 즉 40대 이상의 연륜이 있는 분들이나 자산가들이 투자 수단으로 +@로 굴리는 것이 재건축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건축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재건축이 순차적으로 일어나는 지역은 해당 지역의 주변 구축 아파트들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재건축 마지막 단계에 다다르면, 이주의 명목으로 '이주비'를 지불한다.(물론 사업장마다 이주비를 지급하는 기준은 다르며 8.2 대책 이후 대출 기준이 강화되어 쉽지 않을 수 있다.) 이 이주비는 어디로 흘러갈까? 다른 곳에 이주해서 머물기 위해 해당 자금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위에 말했다시피 재건축은 투자자들이 많이 들어간 상품이므로 보통 이주비를 다른 단지를 또 구매하는 데 사용한다. 대중들은 자기가 제일 잘 아는 지역에 투자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재건축 이주비를 받아 주변 물건에 투자하게 되고 주변 구축들까지도 덩달아 영향을 받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주 완료 및 철거 후 일반분양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일반분양가는 야금야금 높아진다. A단지가 3,000만 원이었다 하면 3개월 뒤 분양하는 B단지는 3,300만 원을 부르고... 이런 식으로 지속적으로 높아지다 보니 재건축이 순차적으로 일어난 지역은 덩달아 버프를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최근 HUG에서 분양가 조정을 하기도 하지만, 이런 단지들은 소위 말하는 '로또 맞은 단지'가 되어 지역에 대한 이슈몰이를 한층 더 강화하는 것이다.
반포-잠원은 입지가 탁월하고 장점이 많은 주거지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최근 만인의 워너비가 된 이유는 순차적인 재건축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특히 잠원권 중규모 단지들이 지난 3년에 걸쳐 핑퐁식으로 일반분양이 계속되면서 해당 지역에 대한 주목도를 높였고 시세도 견인할 수 있었다. 최근 분양한 신 반포의 단지는 HUG의 분양가 개입으로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하게 분양되었는데 이를 안 많은 사람들이 프리미엄을 바라며 청약 열풍에 가담하기도 했다.
반포의 넥스트는 어떤 지역일까? 상상해 보도록 하자!
(5) 대세는 한정판이다!
어쩌다 한 번 출시되는 한정판. 럭셔리 제품일 수도 있고 타 브랜드와 콜라보 한 재밌는 상품일 수도 있다. 트렌드 세터들은 한정판에 열광하고 그 리미티드가 또 다른 수익원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부동산도 이와 같지 않을까? 희소한 상품일수록 그 가치는 올라간다. 대표 상품-신 상품에 비할바 없이 더 크게 올라간다. 찾는 사람은 많은데 그만큼 귀하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고급화해서 지었다고 알려진 아파트는 같은 연식의 재건축한 아파트에 비싸다. 지역이 깔끔하지 않아도 한강 조망이 끝내주게 나오는 아파트는 지역이 주는 브랜드 가치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또한 단지에 일부 공급되는 테라스하우스와 펜트하우스 역시 동일 평형의 일반적인 평면 대비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남들이 선택하지 않은, 혹은 함부로 가질 수 없는 '간지'에 배팅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간지'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남들과 다르고 싶은 욕망에 탐닉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유한한 한정판의 가격 상승은 계속될 것이다.
트리마제가 처음 지어질 때 건물 외관이 너무 투머치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당시 고분양가 논란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 미분양으로 남아 있었고 지역도 잠재력은 있어 보이지만 정비되지 않은 곳이었다. 학군이 좋은 것도 아니고 교통이 완벽하지도 않았다. 필자의 분석은 완벽히 틀렸다. 굽이치는 한강을 품에 안은듯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별화된 조망만으로 모든 것은 끝났다. 그리고 올랐다.
팁 하나. 서울 대단지 몇몇 아파트 단지들 안에 (30평대) 펜트하우스나 (30평대) 테라스 하우스, 또는 복층형 구조가 있는 곳들이 있다. 숨은 아파트 찾기 하듯 찾아 보고 그 시세를 분석해 보자.
희소하면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