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버텨보는 거지 뭐

이 또한 지나가리라

by 돌멩이

필자의 성격은 매우 소심하지만 친한 사람들 사이에선 웃음소리가 제일 크고 튀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무언갈 잘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다. 퀴즈, MBTI가 뭘까


처음 MBTI를 검사해본건 대학생 때였던 것 같다. 그땐 말 그대로 내 성격유형검사였다. 나에 대해 정의를 내리는, 성인이 된 대학생들에게 좀 더 쉬운 길잡이를 안내해 주는 것이었는데 약 10년이 지난 요즘엔 하나의 놀이처럼 명함처럼 인식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그리고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 또한 정말 많이 바뀌었다. 이것이 사회생활에 찌든 어른의 모습일까.


어린 나는 지금보다 대범하고 솔직한 사람이었다. 그러다 보니 친구관계도 좋고 밖에서 선후배관계도 좋았었다. 가족들만 그러려니 했을 거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반대다. 나이 먹을수록 겁이 많아진다더니 진짜였다. 나를 드러내는 게 무섭고 내 속마음을 꺼내기가 너무 어려워지더라. 그러다 보니 주변의 사람들도 하나씩 쳐내며 연락을 끊고 한 두 사람에게만 내 마음을 의존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는 그저 그런 그냥 사람이 되었다.


그렇게 과도기를 거쳐 지금의 내가 탄생했다. 따란! 지금의 나는 자아성찰을 참 많이 한다. 물론 지금의 나도 소심하고 나를 감추기 바쁘지만 절대 참지 않는다. 치와와 같아졌달까. 외부에서는 아무런 타격이 느껴지지 않지만 치와와는 참지 않지. 그렇게 나를 보살핀다. 내 속의 화가 나를 괴롭히지 않게끔 돌보는 중이다.


나에게는 언젠가부터 머릿속을 맴도는 좌우명이라는 게 생겼다. 쿵푸팬더를 처음 보고 나서였던 것 같은데, ‘이너피스’라는 말이 왜 그렇게 와닿았는지. 내 속이 엄청 시끄러웠나 보다. 그 후로 속이 와글와글 시끄러워질 것 같으면 조용히 하라고 이너피스를 외친다. 직장에서 혼날 때도 이너피스. 슬픈 일이 생길 것 같아도 이너피스. 남자친구와 다툴 것 같아도 이너피스. 아무리 그 주문을 외쳐도, 그래도 그 뒤에 벌어질 일은 벌어지더라.


그래서 또 하나 생겼다. 이너피스를 외친 후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다시 마음을 잠재운다. 마음이 시끄러울 때도 이 주문을 사용하지만 속이 좋지 않을 때도 이용하는 편. 마음이 편해야 급한 볼일을 참을 수 있더라...


나에게 이 두 가지 주문을 본격적으로 적용한 이후부터는 가볍게 모든 일에 도전한다. 어려운 일을 맡았을 때, 모든 게 걱정스럽지 않은가. 그럴 땐 그 결과에 대해 걱정하기보단 ‘결과가 좋든 싫든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말이다. (그렇다고 책임감 없이 행동하진 않는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운동은 달리기와 클라이밍이다. 숨이 넘어갈 것 같아도, 손을 미끄러져 벽에서 내가 떨어질 것 같아도 한번 해보는 거다. 그렇게 달리면서 10초, 1분, 10분을 참아보는 거고 홀드를 30개 잡고 벽에서 떨어졌으면 다음엔 40개, 50개 도전해 보는 거다. 그렇게 열심히 버티다 보면 나는 또 해내더라. 심장이 아파도 버티고 손바닥에 굳은살이 벗겨져도 버텨보는 거다.


그렇게 또 나의 오늘을 또 하루 버텨보는 거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