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덴트, 2018 인구 절벽이 온다
정부가 추경까지 하면서 청년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률은 두자리 수를 향해 고공행진 중이다. 어떻게 해야 청년 실업률을 낮출 수 있을까? 십여 년 전, 옆 나라 일본도 높은 청년 실업률이 사회적 이슈였었다. 하지만 현재 일본의 청년 취업률은 93% 를 넘는다. 대학 졸업을 하기도 전에 갈 직장이 정해진다고 한다. 일본이 이처럼 청년 실업률을 거의 제로 상태로 낮출 수 있었던 것은 '인구 감소 현상' 때문이었다. 고령화, 저출산으로 인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크게 줄면서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거의 100% 취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인구 감소하면 좋지 않아?
일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왜 우리나라에서는 '저출산'을 한시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하는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연스러운 인구 감소는 몇 조의 예산을 투입시켜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청년 실업률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그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로봇, AI 기술 등이 고도로 발전해서 인간 노동력의 상당 부분을 로봇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인구가 줄어들면 보다 적은 사람이 실직 상태에 놓이지 않을까? 부족한 일손은 로봇이 메꿔주면 되니 인구가 감소해도 사회에 큰 타격은 없지 않을까?
인구 감소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다
이러한 질문에 "아니오" 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2018 인구 절벽이 온다 ("The Demographic Cliff")>의 저자이자 인구구조 분석 전문가 해리 댄트는 인구 감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인구가 줄면, 특히 생산가능 인구가 줄어들면 '소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경기가 얼어붙기 때문이다. 소비는 경제 시스템에서 윤활유 역할을 한다. 소비가 살아나야 경제가 원만히 돌아가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소비를 활발하게 하면 늘어난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기업은 생산을 증가시킨다. 생산 증가를 통해 기업이 이전보다 많은 수익을 벌어들이면 추가적인 고용이 발생하게 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임금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소비는 더욱 확대되고 경제는 선순환한다.
가계 소비 증가 → 기업 생산 증가 → 추가 고용 발생 → 가계 소비 확대 → 기업 생산 증가 → (....) → 경제 선순환
1971년에 정점을 찍기까지 우리나라의 출산 인구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소비'를 활발하게 하는 생산가능인구가 꾸준히 증가해왔던 것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 경제는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세계 10위의 강대국까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우리나라 출산 인구는 1971년부터 끊임없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제 더 이상 우리나라에는 경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소비의 주체들이 풍부하게 존재하지 않는다.
인구가 감소하는 우리나라의 미래는?
해리 덴트는 한국의 소비는 2020년까지 성장하다가 그 이후로는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0년까지는 출산 인구가 가장 많았던 시기(1971년)에 태어난 사람들이 생산가능인구에 편입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이 소비를 이끌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때 태어난 베이비부머들은 거의 대부분 2020년까지 은퇴할 것이라고 전망된다. 이들이 은퇴하게 되면 생산가능인구에는 큰 공백이 발생한다. 생산인구가 확연히 줄어들면서 우리나라 소비도 급감하게 된다는 것이 해리 덴트의 예측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소비는 몇 년째 도돌이표를 그리고 있다. 소비가 급감하면 모든 것의 가격이 떨어지게 될 것이다. 집을 살 사람도 더 이상 없어 집값도 크게 떨어질 것이고, 기업의 생산이 줄어 주가나 국가 가치도 폭락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