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오늘 찍었던 사진. 강제로 추억을 소환당했다.
우리는 모두 추억을 가지고 산다. 요즘같은 시기에는 여행 사진을 꺼내보며 '이땐 마스크도 안썼고, 돈만 모으면 여행 다니고 했었는데...'라며 포스트코로나를 그리워한다. 지금 시기가 아쉽긴하지만 언제든 꺼내보면 즐거운 추억들이 있다. 하지만 그에 반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들도 있는 법. 예를 들어 삶이 팍팍했다거나 혹은 전남친과 함께 찍은 사진 그런 것들 말이다 허허
아직 으른은 아니지만 사회 생활을 하면서부터 네이버보다는 구글메일을 주로 사용하게 되었다. 여윽시 으른은 구글이지! 는 아니고 사실 과거 청산을 위해서 예전에 쓰던 것들을 정리했었다. 남들 다 쓰는 네이버앱도 잘 안쓰기 때문에 네이버계정 확인도 잘 안했었다. 그러다 가끔 가끔 블로그에 게시글을 올리기 시작할때쯤 잔뜩 쌓인 알림을 확인했다. 핸드폰에 뻘건 알림들이 쌓여있어도 잘 확인하지 않는 나인데 왜인지 눌러보고 싶었다. 하지만 언제나 호기심이 화를 부르지. 까맣게 잊고 있던 네이버 클라우드에 업로드 되어있는 과거 사진들. 수두룩하다. 내가 이렇게 셀카를 좋아했었나, 싶다. 전남친과 찍은 사진이 왜이리 많은지...ㅎㅎ
사진을 지우면 되지 않느냐 하겠지만 사실 과거를 못잊어서 안지우는게 절대 아니라 나의 추억이기 때문에 지우지 않는 것이다. 그 사람과의 기억도 있지만 나의 20대가 고스란히 있기 때문이다. 사실 오래 연애했지만 그 사람과 있었던 추억들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력이 안 좋은게 이렇게 좋은 용도로 쓰였던 적이 있었는가..!
그런데 또 그 추억을 네이버 블로그가 열심히 되새겨주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를 열심히 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애드포스트 이런 것도 몰라서 그냥 사람들과 소통하는 재미로 블로그를 운영했었다. 그때 애드포스트 달아놓을껄, 이라며 후회한게 한두번이 아니라는 것. 아무튼 그 당시 연애사를 주구장창 올리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 시기가 있지 않은가. 나의 연애가 세계최고 자랑거리이고, 연애가 나의 온세상을 지배할 때 말이다. 뒷일을 생각 안하고 그렇게 동네방네 자랑하던 시기. 가끔 그때 쓴 글을 읽다보면 오그라듬은 기본이고 내가 정말 연애에 미쳤었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 따름이다. 다신 못할 짓이다. 나는 세상을 알아버렸고 언제나 연애의 끝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내가 나의 연애사를 다시 공개할 날이 돌아온다면 그건 그 사람과 오랜 삶을 함께 하리라 결정한 날일 것이다.
나의 과거를 후회한다거나 지우고 싶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나의 20대는 정말 다사다난했고 힘들었던만큼 재미있었고 열정적이었다.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난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아...좀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면야 땡큐!
근데 그런거 있지 않는가. 한번 이렇게 과거 연애사를 들춰보면 이불킥 1029348번 해야지 잠들 수 있는 것.
아-오늘 잠 다 잤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