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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치] 기능적 가치 제안

“완벽한 기술보다 고객의 불편을 먼저 읽는 브랜드”

by 크리스탈

기능은 문제를 감지하는 데서 출발한다

한때 혈압을 측정하는 일은 병원에 가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병원에 있는 기계는 컸고, 조작도 복잡했다. 그래서 혈압 측정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다. 하지만 사람들은 ‘없는 것보다 나은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등장한 가정용 혈압계는 여전히 번거롭고 부정확했지만, 불편을 줄인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졌다.


가정용 혈압계에서 볼 수 있듯, 기능은 완벽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불편함을 줄이려는 시도가기능이 작동하는 출발점이 된다.


애플워치 또한 같은 궤도에 놓여있다. 애플이 만든 건 완성된 기술이 아니라, 일상 속 불편을 먼저 감지하고 그 위에 확장해나가는 기능적 흐름이다. 이 글은 통해 ‘기능 중심 가치를 단순한 스펙의 경쟁이 아니라, 불편의 순간에서 출발해 일상을 바꾸는 움직임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기능은 ‘어디에 있는가’에서 시작된다

애플워치의 초기 모델은 지금처럼 완성된 기술은 아니었다. 배터리는 짧았고, 헬스케어 기능의 정밀도도 높지 않았다. 하지만 애플이 주목한 것은 기술의 성능이 아니라, 기능이 자리하는 위치였다.


손목 위라는 공간은 하루 종일 착용되며, 사용자의 일상을 가장 가까이에서 감지할 수 있다. 심박수 측정, 넘어짐 감지, 손 씻기 유도 같은 기능은 정밀함보다 생활 속 ‘즉각적인 반응성’에 가까웠다. 기존에는 고정된 공간에 머물던 기능을 이동시키자, 기술은 일상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기존의 정교한 장비를 대체하려는 기술이 아니다. 고정된 공간에 머물러 있던 기능을 일상 속으로 끌어낸 시도였다. 그 변화가 만들어 낸 건 기능의 확장뿐 아니라, 기능의 재배치였다.


기능은 ‘사용자의 흐름’을 따라간다

기능은 단순히 공간을 옮긴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손목 위에 놓인 기능은 사용자의 작은 흐름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애플워치는 처음부터 거창한 기술 혁신을 앞세우지 않았다. 대신 일상 속 작고 반복되는 순간들에 조용히 스며들었다.


한 번의 반응이 두 번이 되고, 두 번의 반응이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은 신뢰를 만든다. 기능은 설명 보다 작동으로 증명되었고, 그렇게 쌓인 신뢰는 기술이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을 브랜드에 허락한다.


애플워치는 완벽을 목표로 출시되지 않았다. 사용자 일상 속 불편함을 감지하고, 그 지점을 출발점 삼아 기능을 확장해 나가는 것—그것이 기능 중심 가치의 핵심이었다.


기술은 늘 완벽을 전제로 작동하지 않는다. 하지만 작은 불편에 반응하고, 그 반응을 반복하며, 신뢰를 쌓아갔다. 기능은 설명이 아니라 사용으로 증명되었고, 그렇게 쌓인 신뢰는 기술이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을 브랜드에 허락했다.


완벽하지 않았지만, 멈추지 않았다. 일상의 흐름 속에서 기능은 확장되었고, 자연스럽게 사용자의 삶에 스며 들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틈이었다. 크지 않지만 분명히 느껴지는, 작은 불편의 틈. 그 작은 불편 속에는 아직 포착되지 않은 기회가 숨어 있다. 시간이 흐르며, 그 작은 틈은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 크고 빠른 변화조차, 결국은 조용한 일상 속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된다. 그렇게 기능은 오늘도 사용자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작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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