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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타이밍] No-language, 인지와 몰입

“MrBeast - 말이 사라졌을 때, 가장 멀리 도달했다.”

by 크리스탈

말이 사라졌을 때, 가장 멀리 도달했다

MrBeast는 유튜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콘텐츠 제작자 중 하나다. 그는 2억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고액 상금과 극한의 챌린지로 몰입을 유도하는 콘텐츠를 제작한다. 그런데 그가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언급한 숏폼 영상은 놀랍게도 그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영상이다.


이 영상은 단순하다. MrBeast가 ‘들 수 있는 만큼의 현금’을 들고 조용히 걸어가는 장면이 전부다. 자막도, 내레이션도 없이 오직 들고 있는 현금의 숫자만이 화면에 나온다. 아이러니하게도,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영상은 더 넓게, 더 멀리 퍼졌다. 언어 대신 직관적인 인식과 몰입의 흐름이 콘텐츠를 확장시킨 것이다.


무언의 인터페이스

MrBeast는 평소에도 빠른 편집과 자극적인 리액션으로 유명하지만, 이 영상은 정반대의 방식으로 효과를 증명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즉시 이해할 수 있었고, 자막이나 해석이 필요 없는 구조 덕분에 전 세계 사용자에게 즉각적으로 도달할 수 있었다.


언어는 메시지를 날카롭게 만들지만, 동시에 경계를 만든다. 영어로 말하는 순간, 그 콘텐츠는 영어 사용자에게만 추천된다. MrBeast는 이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언어를 제거함으로써 글로벌 사용자 모두에게 실시간으로 몰입 가능한 타이밍을 설계한 것이다. 그가 제거한 건 단순한 자막이 아니라, 몰입을 방해하는 ‘해석의 순간’이다. 콘텐츠를 해석해야 하는 순간, 몰입은 1초씩 늦어진다.


무언의 목적

말하지 않는 콘텐츠는 드물지 않다. 특히, 고급 브랜드의 영상이나 예술적 캠페인에서는 말이 의도적으로 배제되곤 한다. 그 침묵은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상징성과 분위기를 강화하는 도구로서 작동한다.

하지만 MrBeast의 ‘무언’은 결이 다르다. 그의 목적은 상징도 분위기도 아니다. 그는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넓게 도달하기 위한 구조를 설계했다. 해석 없이 바로 이해되는 직관, 언어 장벽 없이 바로 반응할 수 있는 몰입.


이 영상은 메시지를 감추기 위한 침묵이 아니라, 메시지가 가장 멀리 도달할 수 있도록 ‘말의 부담’을 걷어낸 전략이었다. 핵심은 ‘무언’ 자체가 아니라, 그 ‘무언이 어떻게 작동하는가’이다. MrBeast는 ‘확산’이라는 목표에 가장 효율적인 선택으로 No-language 전략, 즉 언어를 선택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사용했다.


몰입의 미학

최근 MrBeast는 마크 저커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제작한 숏폼 영상 중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콘텐츠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영상이었다’고 언급했다. 콘텐츠 하나의 성과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 사례는 브랜드 전략에 더 본질적인 질문을 남긴다. ‘몰입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우리는 종종 메시지를 설명하고 가치를 주입하려 한다. 하지만 때때로 고객은 번역된 문장을 읽기보다, 번역이 필요 없는 경험에 더 몰입한다. 브랜드가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중요한 건, 언제 말을 줄이고, 때로는 과감히 말하지 않는 선택이 필요하다. ‘무언’은 단순한 침묵이 아니다. 인지의 흐름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설계의 미학이며, 브랜드는 결국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설명 없이도 몰입이 작동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MrBeast는 ‘말없이 작동하는 콘텐츠’의 직관성을 통해 전 세계 사용자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언어 없이도 작동하는 시각의 흐름과 구조만으로 몰입을 완성한 것이다. 브랜드의 무언이 항상 직관적일 필요는 없다. 때로는 설명이 없기에 오히려 고객은 스스로 해석하게 된다. 그리고 그 해석은, 더 오래 남는 기억이 되고 더 깊이 각인되는 몰입이 된다.


소리가 작을수록, 사람은 더 귀 기울이게 된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말하지 않기에, 더 강하게 작동한다. 때로는 아무 말 없이도 모든 것이 전해지는 순간이 있다. 고객이 반응할 여백을 남겨두는 것, 그 자체가 몰입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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