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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varin Jul 19. 2021

4차 산업혁명, 팬데믹으로 인한 미래교육의 변화

최연구의 ESC 4.0 - 에듀테크가 교육 패러다임을 바꾼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강산만 변하는 게 아니라 사회도 끊임없이 변화한다. 사회에는 여러 개의 다른 영역들이 있다. 정치, 경제, 법, 종교, 문화, 예술 등이 각각의 고유한 영역을 이루고 있고 다른 영역과 연계되거나 때로는 조화를 이룬다. 각각의 영역들이 조화를 이루는 사회가 유기적인 사회다. 교육도 사회를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사회를 이루는 각각의 영역들은 기술변화, 산업변화 등에 따라 함께 변화한다. 그런데 각 영역별로 변화의 속도는 다르다. 가령 산업, 경제 영역은 변화가 빠르고 정치는 그것보다는 느리고 법이나 제도는 훨싼 더 느리다. 그렇다면 교육은 어떨까. 교육 영역은 변화가 매우 느린 영역이다. 학교 교실이나 대학 강의실을 한번 생각해보자. 책상 배치나 칠판 또는 화이트보드, 교재, 연단 등 교실의 스테레오타입을 떠올리게 된다. 어느 학교를 가든지 그 구조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교사나 교수가 가르치고 학생은 배우는 방식도 비슷하다. 공교육의 경우, 산업혁명 이후 만들어진 교육 시스템이 오늘날까지 큰 변화 없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교육업체 코세라(Coursera)의 공동창업자 대프니 콜러 박사는 “300년 전의 교사를 잠재웠다가 오늘날의 강의실에서 눈뜨게 하면 ‘내가 있는 여기가 어디인지 정확히 알겠다’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300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던 학교 교육도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기술이 접목되면서 이제 거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미래학자들 중에는 극단적으로 학교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전통적 개념의 교육은 학교라는 장소에서 교사는 가르치고 학생들은 배우는 것을 일컫는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초지능, 초연결사회가 되면 학교 교육의 양상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구체적으로 학교 교육은 어떻게 변화할까.


우선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학교의 의미는 크게 변화할 것이다. 학교는 공부하는 장소다. 하지만 공부를 하기 위해 꼭 학교에 가야하는 것은 아니다. 미래에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연결해 학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도 세계 어느 나라에 살건 인터넷에 접속할 수만 있으면 미국 MIT나 하버드 대학의 명강좌를 무크(MOOC)로 들을 수 있다. 무크는 ‘Massive Open Online Course’ 의 약자로 인원 제한 없이(Massive), 모든 사람이에게 공개되고(Open), 웹 기반으로(Online) 이루어지는 무료 강좌(Course)다. 

e-러닝, 인터넷강의 등이 상용화된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학교 교실에 모여서 하는 수업은 점점 줄어들 것이고 온라인 교육이나 재택 학습, 탐방 학습이 늘어날 것이다. 코세라(Coursera)는 2012년 스탠포드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앤드루 응(Andrew Ng)과 대프니 콜러가 비싼 대학등록금을 낼 형편이 안되는 사람들에게 양질의 교육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든 온라인 강연 사이트로 시작돼 지금은 대표적인 글로벌 무크 회사로 자리 잡았다. 스탠퍼드대, 예일대, 런던대, 북경대, 칼텍 등 굴지의 명문대학들이 코세라 사이트를 통해 무크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위키백과사전에 의하면, 2018년 6월 현재 3300만 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고 2400개 이상의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대개 4~6주 과정으로 누구나 무료로 들을 수 있지만 수료증을 받기 위해서는 과제나 시험을 치러야 하고 일정 금액의 돈을 내야 한다. 좋은 자료나 좋은 강의는 인터넷이나 유튜브 채널, 무크 강좌 등 부지기수로 많다. 개인의 의지와 노력, 약간의 노하우만 있으면 양질의 무료 강좌도 얼마든지 찾을 수가 있다.


두 번째, 교수자인 교사, 교수의 역할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세계미래학회(World Future Society)라는 단체가 있다. 미국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미래학 연구집단이다. 내로라하는 미래연구자들은 대부분 회원으로 가입돼있다. 세계미래학회는 미래학자들의 설문조사를 통해 2030년 경에 사라질 10가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한 적이 있다. 사라지는 것 리스트에는 현재의 교육과정(Educational Processes)이 포함돼 있다. 공장에서 대량생산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천편일률적인 교육모델이 사라지고 교사도 필요 없는 맞춤형 학습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은 전 세계 대학의 절반은 20년 내 문을 닫을 거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물론 이런 위기의 배경에는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기술 발전 등이 있다. 미래학자들이 사라질 거라 예측한 직업으로는 의사, 변호사, 기자, 교수, 교사 등이 있다.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질 미래 교육에서는 지금처럼 교육과정에 나와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교사나 교수의 역할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미래 교수자의 역할은 지식 전수가 아니라 왜 학습이 필요한지를 깨닫게 해주고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을 코칭해주는 것이다. 이를테면 교사는 지식을 가르쳐주는 사람(teacher)이 아니라 학습을 지도하고 조언하는 사람(mentor, coach)으로 변화할 것이다. 


세 번째는 학교에서의 교수학습 방법의 변화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선진국에서는 ‘거꾸로 교육(Flipped Learning)’이 기존 교육에 대한 대안으로 실험되고 있다. 기존의 전형적인 교육 패턴은 학교에서 배우고 집에 가서 복습하고 다시 학교에서 표준화된 평가를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거꾸로 교육은 말 그대로 거꾸로다. 공부는 집에서 하고 학교에 와서는 모르는 것을 물어보거나 어려운 것을 같이 토론해보는 방식의 새로운 교육법이다. 온라인이나 클라우드에 미리 동영상 강의 자료를 올려놓으면 학생들은 원하는 시간에 접속해 개인 맞춤형으로 공부할 수 있게 해주는 정보통신기술(ICT)은 ‘거꾸로 교육’의 필요조건이다. ICT는 앞으로 교육 현장에 점점 더 많이 활용될 것이다. 에듀테크(EduTech) 산업이 각광 받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술발전으로 에듀테크 산업도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이고, 교실 환경은 디지털 기반으로 재설계될 것이다. 디지털 책이 종이책을 대체하고, 오프라인 수업보다는 개인 맞춤형 온라인 수업, 주입식 집합교육보다는 집단지성, 협업, 공유학습 중심의 교육으로 변화할 것이다.


* 이 글은 디지털투데이 2021.7.19에 실린 칼럼입니다. https://news.zum.com/articles/69518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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