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카페를 연다는 것

by 최윤정

오픈 첫날, 커피를 내리는 손이 조금 떨렸다.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나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카페 라떼


그날 나는 새벽부터 가게를 정리했다. 컵을 닦고, 원두를 확인하고, 음악을 살짝 높게 틀었다. 문을 열었을 때의 공기, 손님이 공감하는 미소, 그리고 설레는 긴장은 내가 한참 기다린 순간이었다. 공간은 완벽하지 않았다. 인테리어는 썰렁했고, 가구는 중고였다. 그래도 그곳은 나의 공간이었다.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요청하지 않은 참견은 생각보다 자주, 그리고 갑작스럽게 날아온다는 것. 주변의 조언은 때로 보태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방향을 흐트러뜨리는 잡음이 되기도 했다.


“제주에서는 이렇게 하면 안 돼요.”

“충고를 하자면…”

“내가 해봐서 아는데…”


낯선 권위가 내 공간을 재단하려 들 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친절한 충고도, 악의 없는 비판도 모두 나의 선택을 흔들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손님이 편하게 머물고, 그림을 보고, 커피를 마시는 그 자체가 나의 기준이 되었다.


운영은 매일매일의 작은 의사결정의 연속이었다. 원두 선택, 음악 볼륨, 좌석 배치, 청소 루틴, 인스타그램 게시물 내용까지. 작은 것들이 쌓여 가게의 성격이 되었다. 실패도 있었다. 특정 메뉴가 소진되거나, 일정이 어긋나거나. 그런 때마다 나는 다시 정리하고, 다음 날 아침에 다시 시작했다.


카페를 연다는 것은 단지 공간을 여는 일이 아니라, 사람들의 시간을 조금 더 나은 곳에 머물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그 일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요구했다. 인내와 성실, 그리고 가끔은 혼자만의 숨 고르기. 그 모든 것이 쌓여 어느 순간 카페는 ‘나의 것’이 넘어 ‘우리의 것’이 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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