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호텔리어로 일했던 시간

by 최윤정

제주에서 호텔리어로 일했었다. 급여는 높지 않았지만, 기숙사가 제공되었다.


로비는 늘 밝았고, 사람은 끊이지 않았다. 관광객들의 표정은 제각각이었고, 로비의 공기는 다양한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서비스직은 감정노동이 기본값이었다. 손님마다 다른 기대를 맞추는 일은 때로는 버거웠다.


예의 없는 말, 무리한 요구, 무표정한 인사. 인류애가 잠시 사라지는 순간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건 동료들과 몇몇 정든 고객들 덕분이었다. 서로의 작은 농담, 일을 하며 함께 먹는 간단한 식사, 고객이 남긴 작은 감사의 메모. 그 모든 것이 버티게 해 주었다.


그 경험에서 나는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배웠다. 상대의 말 뒤에 숨겨진 피로를 읽는 방법, 침착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자세, 그리고 때로는 거리를 두는 용기. 사람은 결국 사람으로 버틴다.

그 경험은 내게 사회적 근육을 길러주었다.


제주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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