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예능 <슈퍼밴드 2>
아이돌 육성 오디션 프로그램은 극혐인데, 밴드 오디션 프로그램은 챙겨보는 편이다. 어릴 적부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밴드 음악을 즐겨 듣기도 했고, 공연으로 에너지를 받는 나이기에, 그리고 코로나 시국으로 공연에 가지 못하니 더 챙겨 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현 시대의 소비, 문화 트렌드는 1980-2000년대생을 일컫는 MZ 세대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최근 종영한 <슈퍼 밴드 2>로부터 나는 기성세대와 MZ세대의 소통을 보았다.
심사위원 모두 (별 역할을 하지 않는 CL을 뺀 윤상, 윤종신,유희열,이상순)는 기성세대이고,오디션 참가자 대부분은 MZ세대이다. 기존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들이 참가자들에게 그저 평가와 조언만 했다면, 이 프로그램의 기성세대인 심사위원들은 참가자들의 평가와 동시에 그들을 이해하고, 나아가 그들로부터 배우기까지 한다. 새로운 세대를 인정하고, 새로움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것을 포기할 줄 아는 자세를 드러낸달까. 이 유연한 과정이 잘 드러나고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https://youtu.be/I80MblStyzs
특히, 기타 4대로만 연주한 팀, '포코 아 포코'(Poco A Poco)가 불렀던 <Everybody wants to rule the World> 는 원곡이 발표된 해에 태어나지도 않았던 세대가 해석한 MZ세대의 기성세대 곡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매우 신선하고 산뜻 하기까지 했다. 젊은 세대라고 해서 최근 유행하는 것들만 쫓는 것은 MZ, 특히 Z세대에겐 어울리지 않는다. 그들은 죽고 싶어도 떡볶이는 먹고 싶은, 누가 뭐래도 내가 하고 싶은 건 하고 싶어하는 세대니까.
나 역시 MZ세대의 ‘M’을 맡고 있지만, M세대가 과연 Z세대와 묶이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들과 많이 다름을 많이 느낀다. 하지만 왠지 요즘은 그들과 묶이는 것이 영광스럽다. 나이와 상관없이 나 역시 그들에게 더 많이 배우고 영향받는 요즘이니까.
<슈퍼밴드 2>에서 내가 발견한 그 작은 가능성처럼, 기성세대와 MZ세대가 아름답게 공존하고 서로의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배우게 되는 사회, 문화가 지속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