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논, 사랑은 실재하는 것

사랑에 대한 정의와 그가 사랑한 줄리아, 오노 요코에 대한 이야기

by 조작가

1. 사랑은 실재하는 것


존 레논은 'Love'(John Lennon, Plastic Ono Band. 1970)에서 사랑에 대해 이렇게 정의를 내린다.


사랑은 실재하는 것(Love is real), 실재하는 것이 사랑(real is love)
사랑은 느끼는 것(Love is feeling), 느끼는 것이 사랑 (feeling love)
사랑은 사랑받기를 원하는 것(Love is wanting to be loved)
사랑은 만지는 것(Love is touch) 만지는 것이 사랑(touch is love)
사랑은 다가가는 것(Love is reaching), 다가가는 것이 사랑 (reaching love)
사랑은 사랑받기를 요구하는 것 (Love is asking to be loved)


'Love is real'를 사랑은 진실한 것, 또는 사랑은 현실이라고 해석하는 게 많다. 나는 'Love is real'을 사랑은 실재하는 것이라고 번역하는 게 가장 맞다고 생각한다. 존 레논의 사랑은 실재하는 사랑을 원했다. 사랑은 느끼고, 사랑받기를 원하는 것, 만지고 다가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real은 실재, 다시 말해서 허구나 상상의 반대말로 보는 게 맞다.


그가 사랑을 실재하는 것, 직접 만지는 것, 다가가는 것으로 본 것은 어머니의 부재와 관계가 깊다. 부재는 곧 상실감이고 그것은 사랑을 하고 싶어도 사랑할 수 없다는 의미다. 실재해야 사랑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존 레논에게는 사랑은 실재하는 것이고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사랑을 말한다


2. 그리움과 원망의 대상인 어머니


존 레논이 어릴 때 부모는 이혼했고 존 레논은 미미 이모와 이모부 아래에서 컸다. 아버지 같은 이모부가 일찍 돌아가자 존 레논은 큰 상실감에 빠진다. 상실감을 느낀 존 레논은 어머니 줄리아를 찾게 되고 자유분방한 줄리아는 존 레논에게 음악을 가르치면서 둘은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 시간은 너무 짧았다. 어느 날 줄리아가 비번이던 경찰이 몬 차에 죽게 된다. 존 레논의 상실감은 더욱 커지게 된다. 훗날 그가 오노 요코에 상당히 집착했던 건 사랑하는 사람이 그의 곁을 떠나야만 했던 이와 같은 과거사 때문이다.(영화 <존레논 긴즈-노웨어보이(2009)에서 존 레논의 어린 시절을 볼 수 있다.)


'Julia'(The Beatles, 1968)는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되는 날 어머니를 그리워하면서 만든 곡이다. 존 레논은 어머니는 잡을 수 없는 무엇이며, 잡을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나를 부르고 나를 어루만진다고 생각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하게 나타나 있다.


줄리아, 조가비 같은 눈, 바람 같은 미소, 나를 부르네(Julia, seashell eyes, windy smile, calls me)
줄리아 줄리아 새벽달, 나를 어루만지네(Julia, Julia, morning moon, touch me)
줄리아, 잠자는 모래, 조용한 구름, 나를 어루만지네(Julia, sleeping sand, silent cloud, touch me)


'Julia'에서는 또 한 명의 여인이 등장한다. 'ocean child'(바다의 아이)란 오노 요코의 이름에서 요코를 영어로 풀이한 것이다. 어쩜 존 레논은 오노 요코를 줄리아라는 어머니 같은 존재로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Julia'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거라면 'Mother'(John Lennon / Plastic Ono Band. 1970)는 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담은 곡이다. 존 레논은 어머니를 원망했던 것만큼 사랑했고 그리워했다.


어머니, 당신은 날 가졌지만 난 당신을 가진 적이 없었고, 난 당신을 원했지만 당신은 날 원하지 않았었죠. 그러니 이제 말하겠어요. 안녕" (Mother / You had Me / But I never had you / I wanted you / But you didn't want me / So I / I just got to tell you / Goodbye)


3. 오노 요코에 대한 강렬한 사랑


'I Want You'(The Beatles, 1968)는 'Julia'에 등장한 오노 요코에 대한 견딜 수 없는 감정을 표현한 노래다. 가사는 몇 개의 낱말로 되어 있다. 가사는 단순하지만 멜로디는 세고 구성은 복잡하다. 이는 오노 요코로부터 영향받은 것인데, 몇 개의 낱말로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는 요코의 지론을 따른 것이다.


나는 당신을 원해요(I want you)
간절히 당신을 원합니다(I want you so bad)
나는 미쳐 버릴 지경이에요(It's driving me mad)
미쳐 버릴 것 같습니다(It's driving me mad)
그녀는(She's so
너무 멋진 여인이죠(Heavy) 너무너무 멋져요(Heavy, heavy, heavy, heavy)


'Oh MY Love'(imagine. 1971)은 'I Want You'과는 달리 오노 요코에 대한 사랑을 부드럽게 노래한 곡이다. 존 레논은 "내 생애 처음으로 만나는 사랑"(Oh my love for the first time in my life)이라고 하면서 노래를 시작한다. 그리고 사랑에 빠지면 모든 게 새롭게 보이고 마음은 정화되고 많은 것이 느껴지나 보다.


바람이 보여 I see the wind
오 나무도 보여 Oh, I see the trees
내 마음속 모든 것이 깨끗해졌어 Everything is clear in my heart
구름이 보여 I see the clouds
오 하늘도 보여 Oh, I see the sky
우리의 세계에선 모든 것이 깨끗해 Everything is clear in our world


4. 사랑은 이유가 없는 것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 'Beacuse'(Abbey Road, 1969)는 비틀즈 곡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하모니를 보여주는 곡이다. 사랑하는 이유가 당신이기 때문에라고 말을 하는데, Because를 들으면 사랑엔 이유가 없다는 의미로 들린다. 지구는 둥글다. 왜냐면 둥그니까 하는 식이다. 존 레논이 생각하는 사랑도 마찬가지다. 그녀니까 사랑하는 것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나를 기분 좋게 흥분시켜요(Because the world is round it turns me on)
왜냐하면 지구는 둥그니까요 (Because the world is round, ah)
사랑은 모든 것, 사랑은 당신(Love is all, love is you)


5. 사랑은 기다림, 고독해지지 않는 것


밴드가 해산된 지 25년 만에 비틀즈의 신곡 'Real Love'(Anthology 2, 1979)가 발표됐다. 이 곡은 존 레논이 세상을 떠나기 몇 달 전(1979년 무렵) 자신의 아파트에서 피아노를 치며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한 데모를 폴, 조지, 링고 세 사람이 1995년에 기타, 드럼, 보컬을 오버 더빙해서 만든 곡이다. 존 레논은 진정한 사랑을 기다리며 고독해지지 않는 게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다.


내가 지금껏 실제로 한 일은 Seems that all I really was doing
사랑을 기다리고 있던 게 전부인 것 같아 Was waiting for love

내가 지금껏 실제로 한 일은 Seems that all I really was doing
당신을 기다리고 있던 게 전부인 것 같아 Was waiting for you

고독해지진 않을 거야 No need to be alone
그것이 진정한 사랑, 참사랑이야 It's real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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