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년 동안 안아 줄게요

Make You Feel My Love

by 조작가

어릴 때 우린 얼마나 대단한지를 두고 동네 아이들과 숫자로 얘기했었다. 처음엔 백(hundred)이 가장 큰 숫자라고 생각해 모든 지 '백'이라고 말했다. "난 '백'개나 있어"라고 말하는 순간 그 얘가 최고가 됐다. 머리가 크고서는 '백'보다 큰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제는 천도 알고 만도 알고 억과 조, 경도 안다.


밤이 깊어오고 별들이 수 놓일 때 When evening shadows and the stars appear
당신의 눈물을 닦아줄 이 아무도 없을 때 And there is no one there to dry your tears
밤이 깊어오고 별들이 수 놓일 때 When evening shadows and the stars appear
당신의 눈물을 닦아줄 이 아무도 없을 때 And there is no one there to dry your tears

내가 당신을 백만 년 동안 안아 줄게요 I could hold you for a million years
당신이 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To make you feel my love


누군가가 당신에게 사랑을 고백할 때 그게 얼마만큼인지 보여달라고 하면 당신은 얼마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백'(hundred)은 너무 작다. 백은 백년가약에서 나오는 것처럼 사람의 삶의 숫자다. 현실적으로는 사랑의 유효기간이 고작 1-2년이고 아무리 오래 살고 평생 사랑해도 백 년이 최고라고 봤을 때 이 숫자는 매우 현실적이다. 하지만 사랑을 고백할 때는 우리가 어릴 때 '백'이라고 말한 것처럼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숫자로 말해야 한다. '천'(thousand)은 그럴싸하다. 하지만 천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숫자에 불과하다. '백만'(million)이라면 어떨까? 이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수치의 극한이다. '십억'(billion)은 도대체 얼마나 큰 건지 상상할 수가 없다.


모든 것을 잃어도 온몸이 멍투성이가 되어도 I'd go hungry, I'd go black and blue
길바닥에 뒹굴게 되어도 I'd go crawling down the avenue
무엇이든 하겠어요 oh there's nothing that I wouldn't do


백만이라는 양적인 표현에 질적인 표현도 함께 해야 한다. 밥 딜런은 '비바람이 몰아치고 온 세상이 모두 당신을 탓할 때, 당신의 눈물을 닦아주고 당신이 마음이 흔들릴 때, 모든지 다 해줄 수 있다'라고 했다. 백만 년 동안 안아줄게요라는 구체적인 표현과 함께. 그래야 내 사랑을 느낄 수 있고 그래야 사랑을 다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Make You Feel My Love'는 아델의 곡으로 유명하다. 원곡자는 딜런이며 그의 1997년 앨범 <Time Out of Mind> 수록곡이다. 아델은 2008년 데뷔 앨범 수록곡을 모든 곡을 자작곡으로 채우려 했다. 한참 작업 중일 때 밥 딜런의 광팬인 매니저에게서 Make You Feel My Love을 듣고서는 가사가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리메이크를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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