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보내진 라이카
인간의 이기심이란 끝도 없고 한계도 없는 것 같다. 인간은 같은 인간뿐만 아니라 자연에 대해서도 무지막지하게 이기심을 부리고 있다. 인류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서라면 그 모든 것은 용서받을 수 있을까? 혹시 최근의 자연이 보내는 경고는 우리가 그동안 자연에 부렸던 이기심의 벌은 아닐까?
최초로 우주를 여행한 지구의 생명체는 인간이 아니라 라이카라는 개다. 라이카는 모스크바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잡종의 떠돌이 개로 1957년 11월 3일 스푸트니크 2호에 실려 우주로 보내졌다. 떠돌이 개가 인류 역사 발전의 큰 기여를 한 것이다. 라이카 그 자신은 인류 역사 발전에 큰 기여를 한 것을 알고 있을까? 라이카는 인류 발전에 기여할 마음이 있기나 했을까?
숨 쉴 공기도 없는 사방이 꽉 막힌
움직일 수도 없는 우주로 보내진 강아지
결코 돌아올 수 없는 비행 어디로 향해 가는 건지
거부할 수 없었던 나의 운명
아주 끔찍하게도 아주 잔인하게도
끝없이 컴컴한 하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네
소련은 라이카의 생명 유지 장치를 우주선에 넣었다고 했다. 하지만 스푸트니크 2호는 폭발해서 결국 라이카는 돌아오지 못했다. 충격적인 사실은 2002년에 밝혀진다. 스푸트니크 2호에는 라이카를 지구에 귀환시키기 위한 어떠한 조처도 하지 않았다고 옛 소련의 우주과학자가 양심선언한 것이다. 사실 라이카는 고온과 스트레스로 인해 최대 7시간 정도밖에 생존하지 못다. 스푸트니크 2호에 실릴 때부터 우주과학자들은 이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라이카의 죽음을 전제로 한 실험이었던 것이다.
라이카는 돌아오지 못할 우주 공간에서 얼마나 공포에 떨었을까? 하루키는 <스푸트니크의 연인>에서 스미레는 뮤에게서 라이카를 연상하면서 "우주의 어둠을 소리 없이 가로지르는 인공위성. 작은 창문을 통해서 들여다보이는 한 쌍의 요염한 검은 눈동자. 그 끝없는 우주적 고독 안에서 개는 대체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라고 생각한다. 라이카는 푸른 지구를 보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커다란 사명을 안고선 내 뜻관 전혀 상관없이
사람들은 내게 기대를 하지
저 하늘을 날아서 저 우주를 날아서
인류의 진보를 위해 내 젊음을 바쳐야만 해
우리의 삶이 라이카 같다고 하는 건 지나친 비유일지 모르겠다. 사실 대학에 가고, 군대에 가고, 직장을 다니지만 그 어느 것도 정말 내가 원해서 선택했던 것 하나도 없다. 신성한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군대를 가지 않았고 진리를 발견하기 위해 대학에 가지도 않았다. 세상에 가치를 준다는 회사의 미션 때문에 회사를 다니는 것도 아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있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조직의 논리일 뿐이다. 우리는 컴컴한 우주 속에서 여기가 어딘지 모를 곳을 비행하는 라이카와 같은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