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데뷔, 세상을 놀라게 하다.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BTS(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를 보고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요새도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이들의 노래를 따라서 춤을 추는 ‘커버송’을 가끔씩 시청한다. 그만큼 완성도가 높은 곡이다. 중반부, 후반부도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클라이맥스를 잘 활용했고, 멤버들의 안무도 역시 뛰어나다.
BTS가 신곡을 낼 때마다 언론의 관심은 유튜브 조회수였다. 최단기간 과연 몇 명이 이 뮤직비디오를 시청했을지가 늘 핫이슈다. 언론은 앞 다투어 기록을 발표했다.
“BTS ‘다이너마이트’, 유튜브 뮤비 최단시간 2억 뷰 달성” - 〈한겨레 신문〉 2020.08.26.
역시 BTS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이 뮤직비디오를 시청한 사람들은 6억 명에 근접했다(11월 14일 기준). 곧 10억 명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그런데, 이 기사에는 작은 타이틀이 있었다.
“블랙핑크 ‘하우 유 라이크 댓’보다 약 2.5일 앞서”
‘블랙핑크’라는 그룹은 낯설었다. 더군다나 ‘하우 유 라이크 댓’이라는 곡은 무엇인가? 이 그룹에 대한 이름은 가끔씩 들어본 적이 있다. 실력과 미모를 겸비했고, YG 엔터테인먼트에서 야심작으로 준비한 아이돌 그룹이라는 소식을 접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넷플릭스에서 제작한〈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를 시청했다. 첫 장면부터 인상적이다. 2016년에 8월 8일 데뷔를 하면서 첫 기자회견을 하는 장면이다. 사회자의 안내와 함께 멤버들은 단상 위에 올라섰다. 스테이지에서 들리는 “또각, 또각” 들리는 구두 소리가 어색한 적막을 깼다.
“오늘은 YG에서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인 그룹이 데뷔하는 날입니다. 블랙 핑크를 소개합니다.”
사회자의 강렬한 소개와 함께 당연히 많은 박수와 환호 소리를 기대했는데 반응은 차갑고 썰렁하기만 했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그룹인 데다가 이날은 기자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 날 모인 많은 기자들이 회견장에서 기사를 작성하는 타이핑 소리만 공허하게 울렸다.
이런 썰렁한 무대에 4명의 멤버가 차례로 자리를 차지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했다. 마이크를 쥔 손에 유난히 힘이 들어갔고, 가장 맏언니 지수는 워낙 긴장해서 그런지 자신을 소개하면서 실수를 할 정도였다.
그로부터 3년 후.〈뚜두뚜두〉음악과 함께 팬들이 열광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수많은 팬들과 카메라, 플래시. 이들은 모두의 관심을 받으면서 전 세계적인 대스타가 되었다.
“케이팝 센세이션 블랙핑크입니다!”
“블랙핑크는 차트 기록 역대 최고의 케이팝 걸그룹입니다.”
미국의 각종 매체에서도 블랙핑크를 최고의 케이팝 걸그룹으로 치켜세웠다.
블랙핑크는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키며 1위 자리를 휩쓸었다. 데뷔 음원인 ‘휘파람’은 음원을 공개한 지 불과 네 시간 만에 국내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7년 1월 21일 공개된 ‘붐바야’의 뮤직비디오는 6개월 후 1억 뷰를 기록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어서 4월 11일 ‘불장난’도 1억 뷰를 기록했다. 6월 22일 ‘마지막처럼’도 역시 1억 뷰를 달성했다. 결국 데뷔한 지 1년 만에 1억 뷰 뮤직비디오를 4개나 보유한 그룹이 되었다. 현재 기준(20년 11월 14일)으로 10억 뷰가 넘는 뮤직비디오는 무려 3개나 된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처럼’이라는 곡이 딱 맞는 곡이라서 즐겨 듣고 있다. ‘휘파람’은 어딘지 썰렁한 곡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후렴구의 강렬함을 느끼게 만드는 곡이다. 테디 프로듀서는 ‘휘파람’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았다고 했지만 결국 끝까지 밀어붙였다. 무려 1,000번이나 녹음했다. ‘붐바야’는 그야말로 댄스가 아주 강렬하다. 멤버들이 관절염이나 목 디스크가 걸릴 까 봐 걱정될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는 춤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지난 3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정확히 이야기한다면 3년의 활동기보다 그 전의 연습기간을 이야기해야 될 것이다.
이 그룹이 그 자리에 서기까지 무려 4~5년의 집중적인 노력이 있었다. 매일 14시간씩, 2주일에 1일 휴식, 5년이라고 하면 적어도 2만 시간을 댄스와 노래를 배우는 데 온갖 노력을 쏟아부었다는 이야기다.
참고로 1만 시간은 하루에 3시간씩 10년을 노력해야 달성할 수 있는 경지다. 이들은 4배의 시간을 절반의 기간으로 2만 시간 이상을 달성했다. 그것도 가장 소화력과 흡수력이 높은 청소년기에 말이다.
YG 엔터테인먼트에서 2NE1 이후 8년 만에 나온 걸그룹. 그리고 5년간의 피땀 어린 노력. 이를 통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블랙핑크다. 기자회견에 오른 앳된 여성들은 회사의 엄청난 기대, 그리고 거기에 만족하기 위한 철저한 노력과 준비를 통해서 탄생했다. 그 무대에 오르기 위한 땀과 노력, 눈물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화려한 연예인, 뛰어난 연주의 뮤지션 등 수많은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서 이들의 멋진 삶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그 경지에 이르기까지 고난과 역경은 종종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과연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적어도 3년 이상을 내가 좋아하는 것에 쏟아부을 수 있을까? 만약 그렇게만 한다면 어느 분야든 전문가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화려한 데뷔 뒤에 가려진 이들의 노력과 성공 방정식을 좀 더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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