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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Jul 07. 2021

《우리는 영국에서 일 년 동안 살기로 했다》

석경아 작가의 좌충우돌 네 가족의 영국 체류기

 나는 원래 여행이나 해외 거주 에세이를 좋아한다. 언젠가 최소 몇 개월은 해외에 머물고 싶은데, 아직 어느 나라인지 정하지 못했다. 살아있는 정보를 접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세이에는 저자가 직접 경험한 정보와 꿀 팁이 가득하다.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있는 듯   한 느낌이 들 정도다. 이러한 책을 읽을 때마다 내가 살고 싶은 도시의 우선순위는 계속 바뀐다. 


 그래서 뉴질랜드, 아일랜드,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대만, 일본, 베트남 심지어 그린란드까지 에세이를 섭렵했다. 


 아직까지 더 많은 국가에 대해서 알고 싶은 상황에서, 이 책을 접했다. 바로 ‘영국’에 대한 이야기다. 사실 예전에 영국 런던에는 자주 출장을 갔다. 하지만 그것은 업무적인 부분이고, 실제로 거주 환경은 알 수 없었다. 


 런던을 갈 때마다 느낀 것은 비싼 물가, 무엇보다 좁은 길과 복잡한 교통상황이었다. 오죽하면 복잡한 런던의 길을 외우는 택시 운전사의 두뇌가 그렇게 발달했다고 하겠는가? 

출처: Unsplash




 이렇게 호기심을 갖고 책을 접했다. 무엇보다 저자의 ‘용기’와 ‘의지’에 감탄했다. 외국에서 살겠다는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 부부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어린 두 아이와 함께, 전 재산을 가지고, 부모님의 지원도 없이 영국으로 갔다는 점이다. 


 “1. 전 재산을 가지고 2. 직장을 그만두고 3. 두 아이와 함께 4. 양가 부모님의 지원 없이” - p101 


 어쩌면 이렇게 저돌적일 수 있을까? 


 일반인이라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을 두 부부는 용기 있게 시도하고 성공했다. 그리고 소중한 경험과 함께 이렇게 한 권의 책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사실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 외국생활에 대해서 잘 기억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부모가 정말 열정을 갖고, 온갖 난관을 극복하면서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아줄 것이라고 믿는다.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어학연수 한 번 가보지 못한 사람이 낯선 환경, 그것도 영국이라는 나라에서 산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인가? 하지만 저자는 영국에서 살기 위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 다양한 루트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저자는 우여곡절 끝에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남편은 리즈대학교 경영 심리학과에 극적으로 입학했고, 먼저 입학 등록을 위해서 비행기를 탄 후였다. 

 두 아이(한 명의 아기를 포함해서)를 데리고, 혼자서 그 낯선 영국으로 떠난 것, 그리고 엄청난 짐과 함께. 정말로 대단하다고 밖에 말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저자의 엄마가 동행해줘서 힘이 되었다. 이 무모하게 보이는 도전의 끝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졌다. 




 저자의 이러한 도전에는 10년 계획이 있었다. 26살의 나이에 친구들과 우연히 카페에서 10년 계획을 짰고, 그것이 점차 현실화된 것이다. 

 “완벽하게 그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조금 느리긴 해도 그 방향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p32


 결혼 후 남편과도 10년 계획을 세워서 영어권 나라에서 살아보기를 목표로 했고, 그 꿈이 마침내 이루어졌다.


 문제는 막상 영국에 왔을 때, 아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이었다. 아이는 아들 한 살, 딸 네 살이고, 주변에는 영국 현지인들뿐이었다. 친구 하나 없는 곳에서 외로움을 느끼고, 자존감이 낮아졌다. 

 그러다가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 알게 된 분들과 ‘자기 계발’을 시작하면서 다시 생활의 리듬을 찾기 시작했다. 블로그에도 글을 썼다. 그것이 이 책의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마침내 이러한 생각들은 나의 내면 깊숙이 내려와 바닥을 쳤다. 그렇다. 나는 이제 올라갈 일만 남은 것이다.” - p103
출처: Unsplash


 저자가 알려주는 각종 생활의 팁이 꽤 유용하다. 실제 몸으로 부딪히면서 겪은 것이기 때문에 더 실감 난다. 


 일반적으로 런던의 물가가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생필품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너무 싸서 오히려 놀라울 정도다. 저자가 비록 유학생 가족 신분이라고 해도 한 달에 생활비가 200만 원 정도다. 이는 얼마 전에 읽은《다녀왔습니다, 한 달 살기》에서 나온 국내의 지방 도시 한 달 거주비와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영국의 교통비, 입장료, 외식 물가는 만만치 않다고 한다. 저자가 말한 것은 다른 활동을 최소화한, 말 그대로 생활비다. 


 이뿐만 아니라 왠지 무뚝뚝하게 보이던 영국 사람들이 매너가 좋고, 친절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아이 엄마를 배려하는 모습은 보기에 좋았다. 


 “버스에 탈 때 유모차를 밀고 있으면 아무리 줄이 길어도 프리패스다. 너나없이 제일 먼저 탈 수 있게 양보해준다.” - p188




 저자가 영국의 리즈라는 제3의 도시에서 겪은 각종 에피소드, 경험 등 저자의 이야기가 아주 흥미롭다. 


 단순히 정보를 주는 책이 아니라, 기적, 가을, 겨울, 봄, 여름의 목차를 통해서 꿈이 이루어지는 과정, 영국의 아름다운 풍광, 여행 등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국에 여행이나 단기 거주, 유학 등을 생각하시는 분들께, 또는 마음속으로 여행 가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한 줄 요약 : 1년간 영국 리즈 도시에서의 일상과 생활, 에피소드 등을 다룬다.  
- 생각과 실행 : 10년 계획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만의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족이 함께 계획을 세우면 더 좋을 것 같다. 영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다시 이해하고, 좀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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