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조, 보충, 접속의 블록쓰기 기술

by 나단 Nathan 조형권

책 쓰기를 아주 쉽게 표현한다면 ‘레고 블록 쌓기’다.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내용이 구성되지만 그 안을 어떻게 채울지가 중요하다. 그러려면 적절한 사례를 인용하거나 각색해서 포함하고, 생각과 느낌을 넣는다. 글쓴이의 생각이 너무 과해도 안 되고, 또한 생각과 느낌이 빠져있는 글이어서도 안 된다.


서평도 마찬가지다. 주제 서평에서 나의 생각을 절반 정도 유지해서 쓰는 것도 좋다고 했지만 그것이 너무 과해도 안 된다. 주제 서평의 경우 나의 생각과 느낌 : 책의 내용이 5:5면 적당하지만, 만약 8:2라면 그것은 나의 책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다. 나의 주제에 서평 할 책의 주제를 그냥 인용한 것이다. 서평의 목적과 다소 어긋나는 서평이다. 서평을 쓸 때는 독자의 니즈를 어느 정도 염두에 둬야 한다. 결국 독자가 궁금한 것은 책에 대한 내용이 먼저고, 그 다음이 글쓴이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메모서평, 한 페이지 서평, 한 꼭지 서평과 같이 책의 내용을 인용하고, 거기에 대해서 나의 의견을 첨언하는 것이 좋다. 만약 책의 내용을 세 개 정도 인용했다면, 그것을 잘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조, 보합, 접속의 블록쓰기의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photo-1589998059171-988d887df646.jpg 출처: Unsplash




먼저 강조란 무엇인가? 강조는 저자의 주장에 대해서 내가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당신의 캐릭터들에 대해 그들 자신보다 당신이 더 잘 아는 척하지 마라. 사실 당신은 글들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기회를 열어 주고 가만히 기다려 보라.” - 《쓰기의 감각》중에서


이 책에서 저자는 소설을 쓰면서 캐릭터를 창조할 때 너무 완벽하게 캐릭터를 그리려고 하지 말고, 스스로 캐릭터가 생성될 수 있게 기다리라고 말한다. 내가 이 글에 대해서 ‘강조’를 한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강조)

“저자가 밝힌 바와 같이 우리가 글을 쓸 때는 글에 나를 맡겨야 한다. 비단 소설의 캐릭터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잠시 생각의 여유를 준다면, 나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질 것이다.”


이렇게 하나의 ‘블록’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 블록을 계속 이어서 본문을 구성하면 된다.

또 다른 방법은 ‘보충’이다. 보충은 말 그대로 인용한 내용을 부연삼아서 설명하는 것이다. 같은 문단에 대해서 보충을 해보자.


(보충)

“저자는 이 책에서 완벽주의를 경계한다. 글의 흐름에 맡기고, 캐릭터들이 스스로 모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여유를 주라고 설명한다.”


이런 식으로 보충하는 방법이 필요할 때가 있다. 보충 설명을 통해서 독자가 그 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돕는다.

마지막으로 ‘접속’이다. 접속은 말 그대로 블록과 블록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앞에 내용을 설명하고, 뒤에 내용으로 바로 연결되도록 만든다. 이를 통해서 다음 문단과 내용이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한다. 앞서 인용한 문단에 대해서 ‘접속’을 적용해 보자.


(접속)

“저자는 각 소설의 캐릭터에 생명력을 기울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실제로 저자가 어떻게 소설에서 캐릭터를 창조했는지 예를 살펴보자.”


물론 꼭 강조, 보충, 접속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 방법은 글을 매끄럽게 만드는데 중요한 요소로 사용된다. 주의할 점은 책의 내용을 인용하는 것이 계속 반복된다면, 마치 그 글이 짜깁기가 된 것 같은 생각이 들 수 있다. 자칫 저작권 침해의 우려도 있다. 사실 줄거리 요약은 네이버나 각종 서점의 포털 사이트에 자세히 요약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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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에는 나의 생각이 온전히 드러나야 한다. 앞서 서평을 쓸 때도 인용은 2~3개 문장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한 이유가 이와 같다. 심지어 10개 이상 내용을 인용하는 서평은 줄거리 전달이라는 사명은 다하지만, 그 글을 읽은 사람의 개성이 드러나지 않는 글이다. ‘필사’에 가깝다.


작가라면 더 유의해야할 부분이다. 작가는 이미 책을 썼고, 앞으로도 책을 쓸 것이기 때문에 나만의 가치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읽으면서 그것을 확인하고, 또 다시 자신의 생각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인용보다는 인용을 통해서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나의 것으로 녹여내야 한다. 그러려면 ‘강, 보, 접’의 기술을 적당히 사용하면서 나의 생각과 논리도 전개해야 한다.

만약 내가 ‘다이어트의 기술’에 대해서 책을 쓰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앞서 제시한 《쓰기의 감각》에서 인용한 내용을 내 것으로 소화할 수 있다.


“저자가 강조한 바와 같이 캐릭터는 살아있다. 완벽한 캐릭터는 없고, 이들이 스스로 살아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다이어트도 마찬가지다. 완벽한 다이어트는 없다. 나의 근육에게도 쉴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이들이 살아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매일 운동을 한다고 무조건 살이 빠지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노력과 쉴 수 있는 공간을 줘야 한다.”


너무 끼워 맞추기라고 생각하는가?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작가는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려면 최대한 주변의 무기를 잘 활용해야 한다. 여러 가지 서평의 기술이 있지만, ‘강, 보, 접’의 기술도 나의 것으로 만들어서 잘 써야 한다.


역시 많이 쓰고, 많이 적용해 봐야 한다. 지금 당장 책을 펼쳐서 마음에 드는 문구를 찾아서 ‘강, 보, 접’의 기술을 사용해서 서평을 써 보자. 이러한 연습을 많이 할수록 점점 더 글이 부드러워짐을 느낄 것이다.


photo-1483546363825-7ebf25fb7513.jpg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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