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한국인 아마조니언

by 나단 Nathan 조형권

이 책의 제목을 보면 미국의 좋은 회사를 다닌 성공한 한국인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다름 아닌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의 대기업인 아마존이라는 회사다. 독자들이 이 책을 집어 들게 되는 것은 두 가지 이유다. 첫째는 순수한 호기심, 둘째는 성공 비결이다.


나는 두 가지 이유가 모두 궁금했다. 그렇게 힘들다는 아마존에서 어떻게 한국인이 12년간 장기근속을 했는지, 그리고 아마존 회사의 분위기도 알고 싶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두 가지 외에도 고뇌하는 한 가장의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가 나중에 밝혔듯이 처음에는 아마존 회사의 성공 방정식을 주로 다루려고 했지만, 그런 책들은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서 고민을 했다고 한다. 결국 출판사와 협의를 해서 개인의 스토리 위주로 저술했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감정적으로 더 많이 어필했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마음에 공감하면서, 미국의 기업 문화를 많이 배웠다. 자신이 맡은 일에 소임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지만, 그만큼 고용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일하는 것이었다.


줄을 치면서 읽은 부분도 많다. 단순히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한 개인의 좌충우돌기와 함께 고민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것은 모든 직장인들이 느끼는 동일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직장인들은 아마 10%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자신이 원하는 것과 다른 일을 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회사를 다닌다. 젊을 때는 그래도 업무를 배우는 기간이기 때문에 정신없이 직장생활을 한다.


문제는 10년 차다. 물론 1년, 3년, 5년 등 퇴사의 고비가 있다고 하지만 진짜 전환기는 10년 차부터다. 나의 업무가 어느 정도 손에 익고, 이제 새로운 것이 별로 없다. 결혼하고 아이가 있다면 가장의 의무가 무겁게 느껴진다. 중간 관리자가 되면 위, 아래의 사람을 모두 잘 관리하고 조율해야 한다.


저자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업무의 즐거움을 느끼다가 경력이 10년이 되어갈 무렵 더 이상 프로그래머서 보람을 느끼지 않아서 퇴사를 결심했다. 다행히 회사 내 보직 전환이 유연해서 마케팅 부서에서 몇 년간 더 근무했다.


그러면서 저자는 회사 내에서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본인이 원하는 삶을 찾기 시작했다. 특히 마케팅 부서라면 더 활동적이고, 조직의 변화를 위해서 솔선수범 나서야 하는데, 저자의 성격과 잘 맞지 않는 부분이었다.


저자는 치열한 고민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 키워드를 꼽았다. 마침내 사업 아이템을 찾아서 창업을 했다. 결국 아마존에서 배운 유통과 시스템이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는데 큰 도움이 된 것이다.


“나는 아마존에서 근무 기간을 도제 과정으로 여기고 있고, 그 가르침을 남은 내 삶에 녹여내야 할 의무를 느낀다. 아마존은 단순하고 평범한 스승이 아니다. 그야말로 모든 기업들이 벤치마킹하는, 미래를 선도하고 성장에 통달한 곳이다.”


저자가 대단한 것이 바로 이 점이다. 저자는 남들처럼 불평을 하는 대신(물론 어느 정도는 했지만), 회사에서 최대한 자신이 배울 수 있는 것을 뽑아냈다. 회사에서도 최선을 다했고, 그 안에서 자신의 사업 아이템을 찾았다.


어쩌면 자신의 모든 것을 회사에 쏟았기 때문에 그는 미련 없이 회사를 떠날 수 있었다. 만약 그가 회사의 명성과 혜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억지로 회사를 다녔다면, 회사는 물론 본인에게도 손해였을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냉정하게 평가해서 그 결과에 맞춰서 자신의 미래를 계획했다. 하지만 무작정 회사를 나온 것이 아니라 치밀하게 미래를 준비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수입을 확보한 후에 과감히 회사를 나와서 창업했다.


무엇보다 저자의 철학이 마음에 든다. 내가 평소에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인 ‘삶의 리듬’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진정한 행복감을 주는 것은 성취가 아닌 질서, 곧 모든 것이 제 위치에서 제대로 일하는 상태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그가 이렇게 자신만의 답을 찾은 것은 다름 아닌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후회 최소화 프레임 워크’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프레임 워크는 인생을 거꾸로 돌아보면서 이 결정을 했거나 안 했을 때, 후회할지를 생각하고 결정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서 아마존을 계속 다니거나 또는 그만두고 창업하는 것을 생각했을 때, 만약 죽기 전에 어떤 부분이 더 후회가 될지 저울질하는 방법이다.


저자에게 답은 창업이었고, 그동안 아마존에서 배운 삶의 자세와 업무 태도를 활용해서 사업을 일구어 가고 있다. 과연 어떤 사람들이 이렇게 ‘후회 최소화 프레임 워크’를 통해서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아마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하루하루의 희로애락에 너무나 깊숙이 함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처럼 자신의 인생을 한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보면 어떨까?

내가 병상에 누워서 죽기 전에 후회할 일과 안 할 일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어차피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다. 누구나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애써 외면하려고 한다. 하지만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 순간을 미리 상상하고, ‘후회 최소화 프레임 워크’를 해보면 어떨까 싶다.


이 책은 나중에 아이들에게 읽혀주고 싶다. 아이들도 나중에 직장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문제에 부딪힐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 이 책이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가이드를 제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이 말이 너무 멋지다. 정말로 최선을 다한 사람만이 남길 수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에게 아마존 사원으로서 남아 있는 미련은 전혀 없다.”


이 책을 통해서 나 자신의 키워드를 꼽아보았다. IT, 마케팅, 반도체, 작가, 음악가, 쌍둥이 아빠. 이것을 꿰뚫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나의 ‘후회 최소화 프레임 워크’는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면서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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