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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Jul 21. 2019

외국어를 ‘왜’ 배우는가에 따라 언어의 품격이 달라진다

방탄소년단(BTS)의 리더인 RM(랩몬스터)는 독학으로 영어를 공부했다. 이미 그의 영어 공부법은 널리 알려졌듯이 미드(미국 드라마) 인〈프렌즈〉를 통해서였다. 그의 이러한 꾸준한 공부는 결국 유엔 연설로까지 이어졌다. 또한 해외 공연 시 멤버들을 통역 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키울 수 있었다.   


외국어는 연예인들에게 자신을 브랜딩화 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데, 일반인들에게는 어떠한가?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20세 이상 성인 남녀 1,7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외국어 능력을 기르고 싶은 이유가

첫째는 취업 및 이직(38.3%)이고 그 다음이 해당 국가 문화에 관심(26.9%),

해외여행 중 소통(18.4%), 업무 수행(13.9%), 외국인 친구 사귀기(2.5%) 등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일반적으로 외국어를 공부하는 첫 번째 이유는 스펙 쌓기다.


하지만 이것이 외국어를 공부하는 이유의 전부인가?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은 나의 스펙을 쌓고, 나를 브랜드화 시키고, 회사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 외에

좀 더 근본적인 목적이 있어야 한다.

안 그러면 공부 자체를 즐기지 못하고 지속성은 오래 못 간다.


내가 외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실용적인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나와 남에 대한 호기심’이 있기 때문이다.


어릴 적 백과사전을 보면서 다른 나라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세계 지도를 보면서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어떤 말을 사용할지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

호기심은 외국어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 기본이 되고 공부가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외국어는 나 자신을 변화시킨다.

외국어를 공부하다 보면 사고방식의 변화와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다.

프랑크 왕국의 #샤를마뉴 대제는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두 번째 영혼을 소유하는 것과 같다.

(To have another language is to possess a second soul)”라고 말했다.


요새는 구글 번역기라든지 여러 가지 번역기가 있기 때문에

외국어를 배울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다른 영혼을 소유하는 것과 같다.

연구에 따르면 영어를 쓰는 사람은 좀 더 진취적이 된다고 한다.

나도 한국어로 생각을 표현할 때와 다른 외국어로 표현할 때 느낌이 다르다.

한국어, 일본어는 존대어가 있고, 영어, 중국어는 존대어 표현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한국어와 일본어를 쓰면 좀 더 조심스럽고, 영어는 자신감을 갖고 얘기하게 된다.


저명한 언어학자 벤자민 리워프(Benjamin Lee Whorf)도 “언어는 우리의 행동과 사고를 결정한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세상을 다르게 인식하고 이해한다.”라고 말했다.

2개, 3개 또는 4개의 언어를 쓰다 보면 또 하나의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우리는 어릴 때 외국어를 반강제적으로 배운다.


학창 시절 어느 날 거리를 룰루랄라 걷고 있는데 외국인 노부부가 나에게 지하철역을 물어봤다.

지금은 구글 맵이 있어야 쉽게 찾을 수 있지만 그때만 해도 스마트폰이 없으니

주변에 사람들에게 물어봐서 길을 찾아야 했다.


나는 순간 ‘Go’라고 하고 손가락으로 지하철역 위치를 가리켰다.

부끄럽지만 그때가 내가 고등학생 때였다.

최소한 고등학생이라면 이 정도 영어를 했어야 된다.

‘You can go straight, and you can find the subway in 5 minutes. Have a nice trip.’


관계 명사, 형용사, 부사, 과거완료 등 문법은 이미 달인의 경지에 올랐는데도

회화 능력은 유치원생 수준이었다.

내가 외국어를 호기심을 갖고 공부했다면 단순히 시험 점수 때문이 아니라

회화 공부에 좀 더 열중했을 것이다.


요새 아이들의 영어를 봐주면서 느낀 것은

예전보다는 문법보다 회화를 많이 가르치는 거 같아서 다행이다.

더 이상은 ‘How are you? Fine thank you, and you’는 안 해도 될 거 같다.


따라서 아이들이 외국어에 좀 더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줘야 한다. 

그냥 시험을 잘 친다고 칭찬을 해 줄 것이 아니고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너무 재미있고

흥미로운 공부임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도 공부를 더 즐겁게 그리고 오래 할 것이다.


우리는 외국어를 왜 배우는가? 시험을 위해서인가? 승격 포인트를 위해서인가?

아니면 단순한 스펙 쌓기 인가?

그 이유를 먼저 생각해보자.


‘왜’ 배우냐에 따라서 그 언어의 품격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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