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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May 15. 2019

투수 류현진과 같은 변화의 삶

최근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특정 분야에 집착하는 오타쿠, 방안에 틀어박혀 생활하는 히키코모리도 전문가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지만 일본의 IT 대기업 중에는 이들의 채용을 늘리는 곳이 있다. 


어떤 소프트웨어 기업은 직원 8000명 중 3500명이 디버깅(오류 찾는 것) 을 하는 데 이들 중 상당수가 오타쿠나 히키코모리라고 한다. 내가 아는 반도체 업계에 일본 분은 반도체 라인과 장비에 집착한다. 누워서 반도체 장비를 밑에서 바라보면 스포츠카처럼 너무나 아름답다고 하다. 그분은 자신의 일을 정말 사랑하고 전문가로서 인정받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한국 고용정보원이 조사한 바(2017년, 국내 621개 작업 종사자 1만 9127명 대상) 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직업 만족도는 1위 판사, 2위 도선사, 3위 목사다. 판사는 명예직이라고 하지만 도선사는 무엇인가? 도선사는 항만, 운하, 강 등 일정한 구역에서 선박에 탑승하여 해당 선박을 안전한 수로로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데, 취업 조건이 까다롭지만 연봉이 억대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결국 명예 아니면 돈이 직업 선택의 조건이다. 그러나 앞으로 많은 직업들이 사라질 것이다. 세상은 4차 산업 혁명을 맞아서 급격히 변하고 있다.


“하이 빅스비, 오늘 날씨 어때?” “오늘은 구름이 많고 비가 내릴 예정입니다.”


요새 나는 눈을 뜨자마자 휴대폰과 대화를 한다. 우리는 점차 기계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다. 특히 4세대 산업 혁명이 도래하면서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로봇들이 상용화되면서 많은 일자리들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 회사의 마윈 회장은 AI는 인간보다 똑똑할지(smart) 몰라도 현명하진(wise) 않다고 지적했고, AI는 어디까지나 인간을 돕는 용도로 활용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자동화 시대에는 높은 지능지수(IQ)보다 높은 사랑지수 LQ(IQ of Love, 인류애 지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법, 가치, 팀워크 등 유연한 스킬을 가르치지 않으면 전 세계는 30년 후 심각한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렇게 다보스 포럼에서 많은 리더들이 관심을 가진 분야는 무엇보다 교육과 인재 유치였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 방식으로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 기업에서도 창조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서 다양한 교육 방식을 채용하고 있지만 그동안 주입식 교육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변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될까? 

새로운 직업을 찾기 위해서 다시 공부를 해야 하는가? 우리는 이미 지겹도록 많은 공부를 했다. 4차 산업이 도래하더라도 더 이상 새로운 것을 공부할 심적인 여유가 없다. 


하지만 새로운 공부가 없다면 우리의 일상은 어떨까? 


쉬는 날에는 남는 시간을 주체할 수 없어서 TV를 본다든지, 인터넷 쇼핑, 드라마, 게임, 인터넷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 회사에 출근해서 업무를 하고 집에 가면 또다시 같은 행위를 반복한다.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서 60, 70세가 된다. 옆에는 가족도, 친구들도 하나둘씩 떠난다. 청계산 오르기도 점차 힘들고, 새로운 코스도 지겹다. 인생이 너무 덧없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시간 5부작’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의 작가 매들렌 렝글(Madeleine L’Engle)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아는 변치 않는 무언가가 아니다. 예쁜 박스 안에 포장되어 아이에게 주어지는 완전무결한 선물이 아니다. 자아는 항상 ‘되어가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자아는 계속 변해야 한다. 이를 가장 잘 실현한 사람 중의 한 명은 투수 류현진이다. 그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후 승승장구 했으나, 투수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어깨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떨어진 구속을 만회하기 위해서 커브의 비중을 높이면서 점차 적응해 나가고 있다. 


투수 류현진 정도의 절박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것을 공부한다는 것은 많은 장점이 있다. 


본인이 당장 인공 지능이나 증강 현실 전문가, 로봇 기술자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쳇바퀴 돌 듯이 사는 일상에 변화와 활력을 줄 수 있다. 인간이란 기본적으로 반복적이고 단순한 삶을 즐기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형무소에서 평생 죄수로 지내는 것과 같다. 삶이 단순해지면 시간은 더 빨리 지나간다. 실제로 우리의 뇌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억은 선명하지만, 지루한 일상에 대한 기억은 별로 남지 않는다고 한다. 

 

새로운 공부는 어떤 것이 있을까? 외국어나 다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공부한다든지, 아니면 악기, 골프, 테니스, 춤, 와인, 요리 등을 공부하는 것도 방법이다. 나는 올해부터 글쓰기 공부를 시작했다. 글을 쓰면서 새로운 상상을 하는 것 자체가 내 자신을 변화시키고 있다.  

 

《지금 이 길이 내 길인지 묻는 그대에게 》라는 책에서 저자인 디아나 드레센은 내가 원하는 것을 찾는 방법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눈을 크게 뜨고 열심히 바라보면 된다. 혹은 열심히 느끼면 된다. 열심히 귀 기울이고 열심히 느끼다 보면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변화의 흐름에 맞춰서 나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들여다보고,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오타쿠가 되도록 하자. 변화의 흐름에 따라가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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